남산교회

남산교회
로그인
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생활과 생존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427회 작성일Date 11-04-02 13:25

본문

생활과 생존
  형제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생활의 문제가 자주 이야기 거리가 됩니다.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형제들에게 생활 문제는 최우선의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과 사업의 어려운 상황들을 듣다 보면 과연 이 형제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을 저 혼자 하게 됩니다. 형제들에게 필요한 것은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보다 오히려 예수 믿으면 직장에서 진급하고 사업에서 성공한다는 번영 신학을 설교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하는 갈등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생활의 위기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무슨 능력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라는 고민이 심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곤 했습니다. 직장을 잃은 형제, 병든 형제, 삶의 무게가 우리 형제들의 약한 어깨를 내려 누르고 있는데, 이들에게 실제적인 빵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목사의 한계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는 어느 형제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형제 역시 생활 문제로 힘들었었는데, 갑작스러운 암 발견으로 큰 수술을 받고 보니, 먹고 사는 것 보다 더 심각한 것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 형제와 교제하면서 사람이 죽음 앞에 서면 생활문제 보다 생존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는구나 하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확인 했습니다 그렇다면 죽음보다 더 심각한 일 앞에서는 생존마저도 그다지 큰 문제가 될 수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죽음보다 더 큰 위기, 이 땅에서의 생존보다 더 심각한 문제, 그것은 영혼의 문제입니다. 생존은 이 세상에서의 일이지만, 영혼은 영원한 세계의 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영원의 세계를 여는 사건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영원한 부활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생존 앞에서 생활의 문제가 별 것이 아니듯이, 십자가 앞에서는 이 세상의 생존의 문제 또한 작아지는 것입니다.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의 고민들이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것 같이, 영원의 세계가 열리면 우리는 이 땅의 문제들로 오히려 미소 짓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빵이나 목숨 보다 더 큰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생활이나 생존 보다 더 큰 영원한 세계를 위해 십자가의 진리를 주셨습니다. 십자가는 생활과 생존의 모든 문제를 포함하는 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십자가로 생활과 생존의 문제를 이겨 가는 것입니다. 
  나팔수  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