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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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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429회 작성일Date 10-09-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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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선물

  추석날 아침 입니다. 모두들 고향으로 떠난 교회는 조용합니다. 문득 외국에서 지냈던 조용한 추석의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외국에서는 추석이라고 해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학교도 정상으로 수업하고, 마트도, 식당도, 우체국도, 거리의 풍경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맞이하는 명절은 더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면 그 때는 명절 기분을 내야지 하고 또 한 해를 넘기곤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고국에서 추석을 맞이하지만, 고향에서의 추석이라고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 왜 고국에서 추석을 보내는데, 외국에서와 같은 마음일까? 그렇게 자문하다가 ‘나는 아직 고향에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한국이 고향이라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나의 고향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저희가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히 11:16)
  아직 고향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어디서나 고향을 생각하면 그리움과 허전함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고향을 향해 가는 동일한 동반자 들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 들입니다. 우리 모두는 고향을 향해 가는 순례자 들입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고향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입니다. 함께 순례의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들이므로 우리는 서로 사랑합니다.
  추석의 가을 아침에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선물로 부어 주셨습니다. 발목을 다쳐서 꼼짝 할 수 없이 추석을 보내어도 그 어느 추석 보다 더 풍성한 추석이 되었습니다. 이 마음으로 더욱 사랑하는 가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이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넘치는 가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