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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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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591회 작성일Date 10-08-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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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주간

  지난주에는 세 번의 이별이 있었습니다.
  월요일,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폐암으로 소천 하였습니다. 서울의 어느 감리교회의 장로이며 광고기획 전문가로 활동하던 친구였습니다. 약 2년 전 동창회에서 만났을 때 만해도, 병색이 전혀 없는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오십 중반의 나이에 친구들의 곁을 훌쩍 떠나고 말았습니다. 십대에 학교를 졸업하면서 각자의 진로를 따라 나누어졌던 이별이 오십대가 된 이제는 삶과 죽음의 이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에게는 더 좋은 것을 바라보는 소망이 있으므로 이별은 꼭 슬픈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화요일에는 당분간 키우던 강아지와의 이별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거리에 버린 강아지를 아내와 딸이 데리고 와서 약 한 달간 돌보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털도 거칠고 지저분했는데, 갈수록 털도 부드러워지고 윤기가 도는 것 이었습니다. 강아지 털도 사랑받게 되면 부드럽게 변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강아지를 키우겠다는 분이 계셔서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넘겨주려고 하니 강아지와의 이별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딸이 한바탕 울고 나서야 겨우 강아지와의 이별이 성사되었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는 새로운 집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므로 이별은 꼭 슬픈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수요일은 딸 유혜와 이별하는 날이었습니다. 대학원 진학과 앞으로의 진로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 년 여름이면 집에 와서 함께 지내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자주 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 이제는 독립하여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생 때는 방학이면 다시 오겠지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는 이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딸을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아내가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상하게 더 서운한 것이 우리도 나이가 들어가는가 봐요’ 그러나 유혜에게 더 크고 넓은 믿음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이별은 꼭 슬픈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연달아 이별을 경험 하면서, 언젠가는 나도 이 땅을 떠나는 이별을 맞이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땅 보다 더 좋은 하나님을 뵈올 기대가 있으므로 우리에게 이별은 슬픔보다 더 큰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별을 기대와 소망으로 바꾸어 주시는 한 주간 이었습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