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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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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658회 작성일Date 10-02-2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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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지는 것
  지난 주 동아시아 축구 경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 10개국이 참가하는 작은 규모의 경기입니다. 그러나 2010 남아공 월드컵 진출을 앞둔 우리 축구팀으로써는 전력 평가를 해보는 중요한 경기이도 합니다. 이 번 경기의 화제는 2월 10일 가졌던 중국과의 경기였습니다. 지난 32년 간 한 번도 패해 본 적이 없는 중국에게 무려 3-0으로 완패하고 말은 것입니다. 중국은 온 나라가 흥분할 정도로 좋아했지만, 반면에 우리나라는 낙심, 실패, 망신 등의 수많은 말들로 우리 축구팀과 허정무 감독을 비난했습니다.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는 저까지도 우리가 큰 실수를 했나 보구나 하고 생각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14일 설날 저녁에 벌어진 일본과의 경기에서 우리 축구팀이 페널티킥으로 그만 한 점을 먼저 잃고 말은 것입니다. 그러자 중국에 이어 일본에까지 지는 것이 아니냐 하면서 중계방송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낙심스러운 어조로 말했습니다. 카메라도 벤치의 허 감독을 비추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아마도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허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잘못 한다고 화를 내면서 경기를 보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우리 팀이 페널티킥으로 동점이 되고, 이어서 두 골이나 더 넣어 드디어는 역전승을 거두었을 때, 경기를 보던 모든 사람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 역시 잘 한다는 등, 우리 축구팀을 향해 극찬의 말들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허 감독에 대해세도 자신감이 붙었다, 가능성이 있다는 등 비난은 사라지고 격려와 칭찬만 쏟아졌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허정무 감독은 담담하게 ‘진 게임에서도 얻은 것이 있고, 이긴 게임에서도 얻은 것이 있다’ 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허 감독의 심정은 혹시 경기에 패했을 때, 너무 심한 비난은 선수들에게 너무 무거운 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기면 좋은 사람이고, 지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 사회입니다. 그러다보니 신앙생활도 항상 승리해야 한다고 잘못 믿습니다. 그래서 실패하면 제대로 믿지 못해서라고 오해합니다. 아닙니다. 제대로 믿어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실패 속에서 오히려 우리를 더 성숙시키십니다. 오늘 비록 실패했어도 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너무 비난 하지 마십시오. 나중에 승리했을 때, 그 비난이 너무 미안하지 않게 말입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