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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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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658회 작성일Date 10-02-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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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외국에 있을 때는 나이를 계산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누가 나이를 물어 오는 사람도 없고, 나도 다른 사람의 나이를 물어 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은 좀 다릅니다. 나이는 사람들 간에 중요한 대화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연장자에게 ‘연세가 어떻게 되셨습니까?’ 물으면서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 됩니다. 또는 나이 적은 사람이 연장자에게 ‘저에게 형님뻘 되시네요.’ 하면 두 사람은 곧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살아온 인생의 연륜을 말 해 주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도 나이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창세기에는 사람들이 몇 살 까지 살다 죽었는지 그 나이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연령 표시가 아닌 그들의 인생 여정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야곱이 바로에게 말하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 백 삼십년 이니이다.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 47:9) 야곱의 나이는 곧 하나님이 그를 만들어 오신 시간들 이었습니다. 백 삼십 년 동안 하나님은 야곱의 고집과 승부욕을 꺾으시며 그의 인격을 다듬어 오셨습니다. 그래서 야곱의 나이는 야곱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 CTS 경남 방송에서 저희 부부의 간증을 방송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무슨 방송 거리가 될 것인가 하고 사양 했지만, 계속 부탁을 해 와서 지난 화요일 오후에 녹화를 했습니다. 대담을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사회자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눈이 더 좋아지기 위해 수술을 받으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이렇게 나이로 답변 했습니다. “제 나이가 이제 오십 후반인데 이 나이에 성경 이외에 무엇을 더 보겠다고 눈 좋아지기를 위해 수술까지 하겠습니까?” 나이는 우리의 영적 성숙의 수준이며, 하나님의 다스리시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우리 육신의 나이는 또한 영적인 연륜과 같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설 아침에 우리는 또 한 살을 먹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영적인 연륜도 더 쌓여 가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나이 들어가는 서운함보다 더 큰 기쁨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이 드는 것이 오히려 좋아지는 기분입니다. ‘겉 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후 4:16)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