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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뒷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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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석 댓글 0건 조회Hit 1,847회 작성일Date 09-12-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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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산책하는 예배당 뒷산을 걸었습니다. 초록의 잎들이 누렇게 변하더니, 이제는 그나마 다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산들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단풍도 사라져 버리고 그 단풍을 즐기던 사람들도 다 사라져 버린 이곳에 가을은 더 이상 있을 곳이 없어졌습니다. 가을은 우리에게 그토록 아름다움을 선물하고는 이제 떠나려 하고 있습니다. 잡고 싶지만 더 이상 머무를 곳이 없어서 가을은 쓸쓸한 뒷 모습을 보이며 떠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예수님 생각이 났습니다. 가을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왜 예수님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떠나가는 가을도, 예수님도 모두 외로워 보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많은 무리들이 따랐지만, 항상 외로우셨습니다. 제자들이 함께 있었지만, 언제나 딴 생각하는 제자들 때문에 또 외로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내가 주님이 되어있는 우리 때문에 지금도 외로우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쓸쓸한 가을의 뒷 모습은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닮는 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이 세상에서의 외로움을 닮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공과 번영의 외형을 좇는 이 세상에서 희생과 양보의 십자가를 지는 외로움이 예수님을 닮는 우리의 바램입니다. 아무런 말없이 침묵으로 예수님의 외로움을 느껴 보기도 하고, 사람들의 오해를 변명하지 않으며 예수님의 고독을 경험해 보기도 합니다. 많은 기도 보다 한 줄기 눈물로 예수님께 아뢰기도 하며, 밤늦도록 말씀의 묵상으로 예수님의 심정 안으로 깊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모두가 다 가을이 가기 전에 해 보아야 할 일들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은 더욱 예수님을 생각 하게 하는 계절 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쓸쓸한 가을의 뒷 모습 같이 외로운 길을 가십니다. 우리도 그 길을 따라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