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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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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04회 작성일Date 09-04-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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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젊음

  사택의 침실과 서재를 바꾸며 책 정리를 했습니다. 뉴질랜드와 미국에서 공부하며 쌓인 책과 자료들을 보며 지난 날들을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더 오래된 사진첩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젊은 시절, 아마도 결혼 초기 즈음으로 보이는 사진들이었습니다. 장발에 날씬한 청년의 사진이었습니다. 눈초리 는 예리하고 굳게 다문 입술은 야망을 머금은 듯 보였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내가 예전에는 이렇게 멋있었나 하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도 ‘당신 젊었을 때는 정말 멋있었지요’. 하면서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러나 약 삼십년이 지난 지금  장발의 머리는 희끗희끗 하게 변하였고, 균형 잡혔던 체격은 근육 없는 살만 남은 것 같았습니다. 예리하던 눈초리도, 야망 찬 입술도, 다 사라진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내가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괴테의 파우스트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읽혔는가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젊음을 그리워하는 파우스트 박사의 마음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괴테의 상상력보다 더 위대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울 사도가 말 한  ‘겉 사람은 후패 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로와 지는 도다’ (고후 4:16). 파우스트의 젊음도 드디어는 죽고 맙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젊음은 점점 더 새로워지는 생명입니다. 예수님은 이 새로워지는 생명의 모습을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따라서 부활은 소설 파우스트와 같이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젊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목숨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사는 것입니다.  지금 비록 늙어 간다 하여도 우리 속에 있는 부활의 생명은 점점 새롭게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거울을 보며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아쉬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소망의 눈으로 우리 속에 점점 더 젊어가는 부활의 생명을 보아야 합니다. 그 때 빛바랜 사진 속의 젊음 보다 더 싱싱한 부활의 생명이 내 속에서 자라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약속이며 축복입니다. 이 부활의 생명으로 매일 매일을 새롭게 살아가는 부활의 사람들이 되기를 2009년 부활절의 기도로 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