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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忠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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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81회 작성일Date 09-03-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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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 성(忠誠)

 워낭소리(Old partner)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인데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소박한 농촌 풍경을 배경으로 팔십이 다되신 할아버지와 사십년을 함께 살아 온 늙은 소의 이야기가 전부였습니다. 간간히 할머니가 내레이터 역할을 하며 말 못하는 소의 심정을 대신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주인을 위해 평생을 충성스럽게 일 해온 소의 마지막 죽는 장면은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애절함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소가 죽기 직전 할아버지는 소의 멍에를 풀어 줍니다. 사십년간 메고 있던 멍에를 풀며 할아버지는 이제 소를 놓아 줍니다. 아니, 그 멍에는 어쩌면 할아버지를 묶고 있던 멍에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멍에를 메고 소가 밭을 갈 때면, 할아버지는 그 멍에의 한 부분이 되어 소와 함께 일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소를 부린 것이 아니고, 할아버지도 소 같이 일해 오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는 할아버지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 마음에 떠오르는 한 마디는 충성(忠誠) 이었습니다. 충성은 신하가 주인에게 드리는 것만이 아니고, 주인 또한 신하에게 내리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를 위하는 할아버지의 애정은 신하를 향한 주인의 충성과 같았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신하인 우리를 위하여 충성스럽게 꼴을 준비 하시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그래서 주님을 향한 우리의 충성은 우리를 위한 주님의 신실함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주인을 향한 충성이 점점 주인을 닮게 하듯이 주님을 향한 충성은 더욱 더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리라 기대합니다. 그렇게 주인 닮은 신하로 살다가 주님이 우리의 멍에를 풀어 주는 날, 주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자유와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의 명에를 메고 내게 배워라’ (마 11: 29) 고 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의 멍에를 풀어 주시는 날은 아마도 우리와 함께 멍에를 져 주신 예수님도 편안한 안식을 취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그 날까지 충성스러운 종으로 주님을 닮아 가기를 소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