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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과 군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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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양숙 댓글 0건 조회Hit 2,267회 작성일Date 08-04-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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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이런 유행가가 있었습니다.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을 걸쳤으니...’ 하는 노래인데 회사 동료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많이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이 노래가 ‘산다는 건 좋은 거지!’ 가 아니고 ‘산 다는 건 감사 한 거지!’ 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은 마치 인생이 스스로 생겨 난 것 같이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생은 좋은 것 뿐 아니라 감사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인생이라는 시간과 존재를 주신 창조주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삶을 길 뿐 아니라, 사는 것은 감사한 것이지 라고 인생을 주신 분께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드려야 할 감사의 제목들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몇 일전 아내와 함께 봄 햇살 아래서 산책을 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으로 자장면과 군만두를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재수생 시절 형과 함께 먹던 자장면과 군만두 생각이 났습니다. 그 당시 형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자리를 찾고 있을 때였고, 저는 대학 시험에 떨어져서 재수 학원을 다닐 때 이었습니다. 그러던 따뜻한 봄 날, 형이 재수 학원에 저를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는 점심을 사 주러 왔다고 하면서 중국집을 함께 갔는데, 자장면만 사 주는 것이 좀 미안 했던지, 군만두를 더 주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군만두를 먼저 먹고 자장면을 먹으려고 하니까, 형이 하는 말이, “자장면과 군만두를 같이 먹어야 배도 부르고 요리도 먹은 것 같다”고 하면서 먹는 방법을 일러 주었습니다. 그래서 자장면 한 번 먹고 군만두 하나 먹고 하면서 마치 밥과 반찬 먹듯이 그렇게 섞어가며 먹었습니다. 다 들고 나니 정말 배가 부른 것이 비싼 요리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 때가 이미 삼십 오년 전 일인데, 그 날 아내와 함께 자장면과 군만두를 먹으면서 그 때 일이 아름다운 추억과 같이 살아나는 것은, 지난 삼십 오년 동안 형도 저도 하나님께서 도우시고 보호하셔서 잘 살아오게 하신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수성찬을 앞에 놓고도 감사의 마음이 없으면 ‘사는 것은 좋은 것’ 뿐이지만, 자장면과 군만두를 놓고도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사는 것은 감사한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때문에 자장면과 군만두 만 으로도 사는 것이 감사한 것이 우리의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아내와 함께 자장면과 군만두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의 외식은 어떠신지요?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