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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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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산교회 댓글 0건 조회Hit 1,885회 작성일Date 07-05-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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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8일(화)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예전에는 어머니날이라고 했는데, 언젠가부터 어버이날로 명칭이 바뀌었다. 아버지날이 없다 보니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를 기억하는 의미로 어버이 날로 했나 보다. 그래도 나에게는 오늘이 항상 어머니 날로 기억 된다. 아마도 이 날에 대한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때 싸움을 하고 학교에서 정학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엄격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난 내가 이런 처벌을 받고 보니 어머니의 마음이 어땠을까? 지금 생각해도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그러던 중 하루는 어머니께서 기도하시며, ‘하나님, 제가 자식을 잘못 키워 이렇게 되었습니다.’ 하시면서 우시는 것이었다. 싸움은 내가 했는데, 용서는 어머니가 빌고 계시는 것을 보며, 이것이 어머니의 사랑인가 보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다시는 싸움을 하지 말아야 겠다.’ 결심했다. 그 후 어머니날이 되었다. 학교 가는 길에 문 앞에서 어머니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정학 맞아 학교도 못가고 있던 아들이 학교 가면서 어머니 가슴에 꽃을 달아 드리는 것이 대견해서였을까, 어머니는 한껏 웃으시면서 내 등을 만져주셨다. 그 후 매년 이 날이 되면 카네이션 꽃을 다시고 웃으시는 어머니를 생각한다. 그러면서 내 죄를 위해 대신 용서를 구하시는 예수님의 기도를 연상한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눅 23:34). 어머니는 올 해 아흔 둘이시다. 연로하셔서 잘 듣지 못하시나 눈이 아직도 밝으셔서 성경을 읽으신다. 내가 가서 뵐 때 마다, '니가 목사가 됐니?‘ 하시면서 같은 말을 반복하신다. ‘예, 제가 목사가 되었습니다.’ 대답하면 한참 저를 보시다가 ‘그것 참 신기하구나!’ 라고 말씀하신다. 하기야 내 자신도 가끔씩 목회자가 된 것이 신기하게 생각 될 때가 있으니 어머니가 신기해하시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하나님은 참 신기한 일을 즐겨하시는 분이시다. 요즘 아침 QT 말씀에 야곱을 선택하시고 복 주시는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은 과연 통념을 깨뜨리시는 신기하신 분이시다는 걸 깨닫는다. 5월 8일, 이 땅의 모든 어버이들의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날. 우리의 가장 자상 하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 아버지의 가슴에도 감사와 사랑의 카네이션을 달아드린다. 이것이 오늘의 예배가 아니겠는가?
                                나팔수 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