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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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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산교회 댓글 0건 조회Hit 1,903회 작성일Date 07-04-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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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설거지를 했습니다. 외국에 있을 때는 외국남자들처럼 설거지를 자주 했었는데, 요즈음은 잘 안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잠깐 미국에 가고 없는 동안 다시 예전 같이 설거지를 했습니다. 더운 물에 그릇들을 담구어 놓은 후 세척제를 묻힌 스폰지로 하나하나씩 닦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헹구기 위해 옆에 차곡 차곡 쌓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잘 나갔는데, 쌓여진 그릇 위에 접시를 또 올리는 순간 세척제 때문에 미끄러웠는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혼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옆에 포개 놓았던 그릇들을 밀면서 함께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늦은 밤의 고요함을 ‘쨍그랑’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순간 제 머리 속에는 여러 개가 한꺼번에 깨진 모앙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릇 조각이 많이 흩어졌을 텐데, 이럴 수록 침착해야지 하면서 조심스럽게 깨진 접시 조각들을 줍기 시작 했습니다. 큰 조각, 작은 조각 주워 가는데, 그 깨진 조각들 가운데 전혀 이상 없이 얌전하게 집어 주기를 기다리는 그릇들이  있었습니다. 참 신기 했습니다. 어떤 것은 산산 조각이 나듯 깨어졌는데, 이 그릇들은 왜 이렇게 전혀 손상 없이 그대로 남아 있을까? 이유는 간단 했습니다. 재질의 차이였습니다. 깨어지는 재질이 있고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 재질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부활절 메시지를 준비 하고 있던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죽음이 예수님을 가두지 못한 것은 예수님의 생명의 본질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겉에서 보면 똑같은 사람인데 예수님에게는 죽음도 깨뜨릴 수 없는 생명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부활도 그 생명 때문에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 갈 때에는 신자들이나 불신자들이나 다 비슷한 접시와 그릇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죽음이 우리를 깨뜨리는 날, 우리는 절대로 깨지지 않는 생명으로 부활될 것입니다. 그 부활의 아침에 우리는 본질이 다른 사람들임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 날 하나님께서는 그 죽음 가운데서 우리를 부활의 몸으로 건져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그렇게 하셨듯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부활의 보증입니디. 깨진 접시에서 부활을 생각하게 하는 고난 주간의 하루였습니다. 여러분 속에 있는 부활의 생명을 심어주신 주님을 찬양 합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