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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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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산교회 댓글 0건 조회Hit 2,123회 작성일Date 06-10-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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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외국에서 추석을 맞은 것은 1996년 뉴질랜드에서 였습니다. 우리는 가을의 화창한 계절이지만, 그 곳은 약간 우중충한 늦겨울의 계절이었습니다. 아직 추워서 방에 전기 히터를 약하게 틀어야 하는 날씨였습니다. 그 날은 아마도 주일이었는가 출석하던 뉴질랜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 왔지만 괜시리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지금쯤 한국에는 귀성객들의 차량 행렬이 도로를 이을텐데, 생각하니 한국에 있을 때는 고향에 가는 것이 큰 어려움이었는데, 이제 생각하니 그것은 즐거운 고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는 고향에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생각이 저를 더 서운하게 했습니다. 밤이 되어 밖에 나가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멀리 서서 한국 쪽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 불빛이 보였습니다. 저 비행기를 타면 어머니가 계시고 형제자매들이 있는 한국을 가겠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먼 나라에 혼자 떨어져 있다는 것이 실감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추석을 한국에서 맞이합니다. 이 명절의 계절에 저와 같은 외국에서의 추석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교회에도 외국인들이 고향을 그리며 추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우리의 한마디의 추석 인사가 따뜻한 위로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중국말 인사 : 中秋节快乐(중치요 지에 콰이 러!)
영어 인사: Have a nice holiday! (해브 어 나이스 홀리데이!)

  그러나 비록 우리나라에 살고 있으면서도 이런 명절이 되면 오히려 마음이 더 허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있어 더 외로운 사람들, 누군가 함께 보냈으면 좋을 추석 명절의 빈자리들, 이런 지체들의 시간과 비어있는 자리들을 하나님께서 채워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허전함 들은 이 땅에 사는 한 언제나 느낄 수밖에 없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공통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왜냐 하면 성경은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외국인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히 11:13). 세상의 문화가 아닌 그리스도인의 문화를 따라 살다 보면 우리는 외국인 같이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이질감이 바로 우리의 소속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 주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추석 명절의 모임과 기쁨들, 오곡을 익게 하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로 드려지는 이 기간이 되어 지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하면 더욱 좋을 감사로 말입니다. 추석 명절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나팔수 강 승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