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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미세한 차이 그러나 영원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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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966회 작성일Date 25-06-20 16:48

본문

‘아’와 ‘어’는 분명히 다릅니다. 획 하나가 어디로 붙느냐에 따라 단어가 달라지며 그 의미도 달라집니다.
한글 발음이 유사하여 들을 때 혼선을 빚는 ‘내가’와 ‘네가’는 단지 한 획이 다른 곳에 위치할 뿐임에도
그 의미에 있어서는 대상이 완전히 뒤바뀌는 극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가’와 ‘네가’는 발음과 시각적인 면에서 미세한 차이지만 결코 호환될 수 없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사무엘서와 역대기는 동일한 내용을 다시 다루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이런 차이를 꺼리지 않고 호환하여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다윗과 영원한 언약을 맺는 장면입니다. 두 곳을 비교해 봅니다.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나단이 이 모든 말씀들과 이 모든 계시대로 다윗에게 말하니라(삼하 7:16-17)

내가 영원히 그를 내 집과 내 나라에 세우리니 그의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나단이 이 모든 말씀들과 이 모든 계시대로 다윗에게 전하니라(대하 17:14-15)

    사무엘서에는 ‘네 집과 네 나라’라고 하시고, 역대기에는 ‘내 집과 내 나라’라고 표현하십니다.
이 사이는 단순한 한 획 차이지만 다윗의 집과 다윗의 나라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집과 하나님의 나라인가라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니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씀하실 권리가 있지 않으신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양쪽의 내용은 다 하나님께서 나단을 통하여 주신 언약의 내용을 다루는 사건으로 동일한 사건을 기록한 것이란 점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동일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동일한 상황을 다시 서술하는 것이라면 분명 이 둘 사이에는 모순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두 내용은 단지 한 획의 차이지만 대상에 있어서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합니다.
바로 다윗이라는 ‘네’와 하나님이라는 ‘내’의 하늘과 땅 차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나님과 인간이 상호호환 되는 존재가 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 이외에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 외는 모두 신성모독이 되는 일입니다.

    이 미세한 차이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땅밖에는 보지 못한 우리는 ‘네 집과 네 나라’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내 것’이라는 의식 속에 갇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네 집과 네 나라’라는 표현 속에서 ‘내 것’이라는 의식보다는 ‘네 것’이라는 의식이 가득히 들어찬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땅에 속한 사람의 나라가 아닌 하늘을 향하는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서에서는 다윗을 향하여 ‘네 집과 네 나라’라고 하시고 그 집과 그 나라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바로 하나님 나라임을 명백히 하시려 역대기에서는 ‘내 집과 내 나라,’ 즉 ‘하나님의 집과 하나님의 나라’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집과 나라가 하나님의 집과 나라와 일치되는 바로 그곳에 영원한 견고함이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이 미세한 차이가 곧 영원한 차이를 만들어 내기에 생명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