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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비판하지 말라시고, 사람을 개, 돼지로 여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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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638회 작성일Date 25-02-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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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수훈의 결론부분에 가면 “비판하지 말라”는 명령이 주어집니다.
당연스레 다가오기는 한데 이 명령이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마 7:6)는 명령으로 그 결론에 이르는 것이 왠지 마음에 걸립니다.
다른 사람을 함부로 정죄하거나, 단죄하지 말라는 주의를 주시는 것이야 신앙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성적인 판단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든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판하지 말라시며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라”는 섬뜩한 말씀으로 경각심을 심어 주시고,
나아가 네 눈 속에 들보가 있으면서 어떻게 남의 눈의 티를 빼려고 하느냐는 질책까지 하십니다(마 7:2-4).
그리고 비판하는 사람을 향하여 ‘외식하는 자’라고 칭하시며 천국으로부터 벗어난 바리새인 같은 존재로 대하십니다(마 23:13).
이렇게 까지 하시면서 비판하는 것을 배격하신 예수님께서 갑자기 어떤 사람들은 개, 돼지 취급을 하라고 하십니다.

    개, 돼지와 같은 존재들에게는 거룩한 것, 가장 값진 진주를 던지지 말라십니다.
그들이 그 가치조차 모르고 짓밟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개와 돼지는 이스라엘에서 부정한 동물로 취급받습니다.
그리고 평가도 무척 박합니다. 토한 것을 다시 먹는 개와 씻었으나 또 더러운 곳으로 돌아가는 돼지는 공통적으로 거듭 죄로 돌아가는 사람을 상징합니다(잠 26:11; 벧후 2:22).
시작은 비판하지 말라시고, 이렇게 결론에서는 사람을 개, 돼지 취급하라시면 어느 쪽을 따라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속에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비판하지 말라는 명령을 신실하게 따름으로 인해 우리에게 벌어질 일을 미리 보시기 때문입니다.
비판하지 않으려고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하며 복음을 전하노라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물론 짓밟는 사람도 있을 것을 이미 아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 아버지께서는 복음이 짓밟히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견딜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복음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는 것입니다(마 7:6).
비판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을 신실히 따를 것을 아시기에 혹 개와 돼지 같은 존재들로 인해 해를 당할까 염려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만한 비판은 버려야 하지만 지혜로운 분별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정죄하지 말라고 하시면서도, 동시에 상대가 복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를 분별할 필요가 있다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하여 그렇게 하시기를 당부하시는 것입니다. 순교의 때가 있는가 하면, 지혜롭게 피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행 14:15-7, 19-20; 16:23; 22:25).
뱀 같이 지혜로워야 할 때가 있고, 비둘기 같이 순결해야 할 때가 있듯이 진심을 다해 전했음에도 거부하고,
비방한다면 예수님께서는 발의 먼지를 떨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가르치기도 하셨습니다. 어떻게 비판하지 않으며,
분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가운데 눈에 대한 말씀이 주어져 있습니다.
주의 말씀으로 자신의 눈의 들보를 빼내면 다른 사람 눈의 티를 비판하지 않고 그 티를 거룩한 복음으로 씻어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나아가 다른 사람의 눈에 들보가 있을 때에는 조용히 물러나 기다릴 줄도 아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