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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믿음인가, 학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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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51회 작성일Date 25-02-0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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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속에는 전쟁에서 노획한 말이나, 병거를 처리하는 내용이 두 번 나타납니다.
한 번은 여호수아 시절 가나안에 들어가 북부지역 연합군들과 격전을 치르기 전에 하나님께서
“내일 이맘 때에 내가 그들을 이스라엘 앞에 넘겨 주어 몰살시키리니 너는 그들의 말 뒷발의 힘줄을 끊고 그들의 병거를 불사르라”(수 11:6)
고엄중하게 명령하시고 그 명령 따라 시행하는 내용이 나타납니다.
그 다음은 다윗이 소바 왕 하닷에셀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마병 천칠백 명과 보병 이만 명을 사로잡고 병거 일백 대의 말만 남기고
다윗이 그 외의 병거의 말은 다 발의 힘줄을 끊었다”(삼하 8:4)는 이야기에 등장합니다.

    이렇게 병거를 불사르고, 말의 뒷발 힘줄을 끊는다는 것은 구약시대에는 믿음을 드러내는 요소임에 틀림없습니다.
시편의 “어떤 사람은 병거,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20:7)의
고백을 보면 병거와 말이 사람들의 믿음을 놓고 하나님과 경쟁하는 상대였다는 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에서 눈에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보다, 거대한 체구로 질풍같이 달려가는 두세 마리의 말이 끄는 병거는 적들에게는 위협의 대상이며,
아군에게는 자부심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현실 세상에서 말의 뒷발 힘줄을 끊는다는 것은 현실을 뛰어넘어 이 땅에서 초현실의 세계를 바라보는 믿음의 확증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동물이 반려동물을 넘어 가족으로 인지되는 이 시대에 말의 뒷발 힘줄을 끊는다는 것이 말에게 어느 정도의 장애를 가져다주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사람의 입장에서는 현실을 넘어선 초현실의 믿음을 입증하는 것이 말의 뒷발 힘줄을 끊는 것이지만
말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믿음으로 인해 희생이 강요되는 입장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에게 발의 힘줄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여 말이 걷거나 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만약 뒷발의 힘줄이 끊어지면 말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선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며, 서거나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영구적인 신체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부상 부위에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치료받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답니다.
또한 심리적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물권이 극대화되는 21세기에는 말의 뒷발 힘줄을 끊는 이런 행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동물 학대에 해당하는 매우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행위로 간주되며, 법률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 때는 믿음의 행위가, 오늘날은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말은 결코 사람을 죽이고, 빼앗는 인간의 전쟁을 위한 도구로 창조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생명체든 하나님의 창조본연의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늘 믿음인가, 학대인가라는 갈등의 불씨는 남을 것입니다.
지금도 창조본연의 목적이 아닌 전쟁의 수단으로 수많은 생명이 학대를 받으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이 서로 싸우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온 세상이 여호와의 말씀을 듣기 위해 시온으로 나오고,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온 세상에 가득할 때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않고 서로 해치지 않는 세상이 가능합니다(사 2:1-4; 11:9).
그러므로 주의 제자들의 증인된 삶을 통해 주 예수의 복음이 심겨지는 곳마다 동물학대를 넘어서 사람학대 없는 믿음의 세상이 활짝 열릴 것이며,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던 동물들 또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