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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다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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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81회 작성일Date 24-10-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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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들과 이름만 간단하게 언급된 인물들을 다 합하여 대략 3000에서 35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동일한 이름들 또한 많이 등장합니다. 동일한 이름이라는 것은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그 의미는 물론,
살았던 삶까지도 닮고 싶다는 소망이 담긴 것이기에 희망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의 의미를 살아가지 못한다면 희망은 이내 절망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유다가 멸망을 향해 가던 시점에 나타나 다시 회생의 길을 열었던 히스기야라는 왕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으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전무후무한 평가를 받은 왕입니다.
그런 그가 질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눈물의 기도로 하나님께 호소하여 응답을 받고 15년의 기간 동안 생명을 연장 받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시간 동안에 하나님 의지가 아닌, 힘과 권력, 물질, 군사력 등에 의지하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기간에 아들이 태어나는데 그가 바로 므낫세입니다.

  므낫세라는 이름의 원조는 바로 애굽 땅에 종으로 팔려가 마침내 그 땅의 총리가 된 요셉의 첫째 아들입니다.
그 이름은 ‘나사’라는 단어에서 왔고, 그 뜻은 ‘잊다’라는 의미입니다.
요셉이 첫째 아들의 이름을 이렇게 ‘잊음’이라는 ‘므낫세’로 지은 이유는
 “하나님이 내게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의 온 집 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는 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창 41:51).
함께하시는 하나님께서 과거의 고난과 고통, 상처를 씻어주심으로 형제들을 향한 악감정과 원한까지도 잊게 해 주셨다는 고백입니다.
이 므낫세라는 이름으로 인해 형제들이 다시 만날 수 있고, 화해와 연합을 이루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탄생되는 길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므낫세라는 이름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하여 과거의 악한 것을 다 잊음으로 새로운 관계의 출발을 의미합니다.

  여기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뜻을 품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히스기야 왕의 아들인 므낫세로 12살에 왕이 되었으니 아버지가 생명을 15년 연장 받은 기간에 태어나 자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의 뜻이 ‘잊음’이니 무엇을 잊고 살아갈까요? 그의 삶의 행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열여덟 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왕이 되었다고 하는 첫 절과 죽었다고 하는 마지막 절을 제외하고
 나머지 16절이 시작부터 끝까지 그의 범죄를 철저히 폭로하는 것으로 가득합니다(왕하 21:1-18).
그 죄악도 점점 더 점층적으로 강도가 세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한계를 넘어갑니다.
그 구체적인 예로 시작은 “악을 행하여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내신 이방 사람의 가증한 일을 따라서”(왕하 21:2) 가던 삶이
마침내는 “가증한 일과 악을 행함이 그 전에 있던 아모리 사람들의 행위보다 더욱 심하였고 또 그들의 우상으로 유다를 범죄하게 하였도다”(21:11)로 정점을 찍습니다.

  무엇을 잊었을까요? 그의 아버지 히스기야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았던 과거의 모든 선한 삶을 다 잊었습니다.
이름이 므낫세라면 아버지 히스기야가 변하여 교만하게 사람의 힘을 의지했던 것을 잊고,
하나님만을 의지했던 그것을 기억하여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반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연합의 해체이며 또한 이스라엘의 탄생이 아니라, 멸망으로 가는 길이 활짝 열릴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의 자랑은 다 잊고, 우리 주님을 자랑하는 것이 그 이름의 의미입니다.
그 속에 회복과 연합의 길이 있습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