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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홍수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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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86회 작성일Date 24-09-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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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특히 대한민국을 신앙적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말씀의 홍수시대’라고 명명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홍수가 나면 가장 필요한 것이 마실 물이라는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지금 우리의 신앙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생깁니다.
물이 온 천지 사방에 넘쳐나는데 정작 마실 물이 없는 것이 물난리가 날 때의 현상임을 우리가 여름이면 경험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말씀의 홍수시대는 물난리가 난 홍수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홍수가 나면 마실 물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과는 반대로
말씀의 홍수시대는 하나님의 말씀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영적인 마실 물이 온 천지에 가득하다는 것이니 어쩌면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긍정적인 요소가 큽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말씀의 홍수시대’라는 말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왜, 그럴까요? 사무엘의 시대를 살펴보면 그 이유가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 기나긴 세월 동안 준비하셔서 드디어 사무엘이 탄생했고,
그 사무엘이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의 말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의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은 여호와의 선지자로 세우심을 입은 줄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이어 사무엘의 말이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었다고 합니다(삼상 3:19-20; 4:1).
이 정도면 사무엘 한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간절히 바라셨던 말씀의 홍수시대를 온 이스라엘 땅에 이루어주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처참하게 패하고 사천 명가량의 군사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삼상 4:2).
온 이스라엘에 말씀이 가득한데 왜 백성들이 이렇게 살육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이 상황을 파악하게 해 줍니다.
이스라엘 장로들이 여호와께서 어찌하여 우리에게 오늘 블레셋 사람에게 패하게 하셨는가라고 탄식하며 각성하는 듯한데 방향은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합니다.
앞에서 이러한 탄식이 나타나면 대개는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고, 그 말씀에 따라 회개나 각성으로 나아가며 회복의 길이 열리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법궤를 가져와 다시 전쟁터로 나가자는 것입니다(삼상 4:3-4). 삶은 돌아보지 않고, 하나님의 법궤를 부적처럼 사용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패배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분명 사무엘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었는데
백성들은 사무엘을 통해 주신 그 말씀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법궤를 앞세우고 불순종의 아이콘들인 홉니와 비느하스를 따라갑니다.
말씀의 홍수가 일어날지라도 그 말씀을 먹고 마시며 삶으로 살아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단지 세상 속에서 세상의 위력 앞에 지리멸렬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우리 시대는 말씀의 홍수시대임에 틀림없습니다.
책이든, 유튜브든, 인터넷 사이트든, 무엇이나 언제든지 손에 든 스마트폰을 이용해 접속하여
자신이 원하는 주제와 사람을 골라가며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이 삶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말씀의 홍수시대는 무용지물입니다.
그러므로 말씀의 홍수시대는 말씀이 삶이 되는 삶의 홍수시대로 연결되어야 세상을 능히 이기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