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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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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24회 작성일Date 24-06-28 15:52

본문

그리스도인의 입술에서 십자가만큼 많이 거론되는 것이 있을까요?
우리가 받은 가장 큰 것은 값없이 누리고 있는 은혜와 사랑일 것입니다.
은혜도, 사랑도 주님의 십자가로 인함임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십자가 은혜와 사랑이 우리 가슴에 가득히 들어차면 자연스레 흘러 넘쳐 섬김과 헌신으로 나아갑니다.
그 섬김과 헌신의 근본바탕은 받은 은혜에 대한 사랑의 응답이기에 결국 우리의 것이 아닌, 주님이 마땅히 받으셔야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주님의 십자가는 우리가 받은 은혜와 사랑이 흘러나오는 곳이며 또한 우리의 섬김과 헌신이 흘러들어가는 곳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많이 우리 입술을 통해 십자가가 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삶의 모습은 십자가 은혜와 사랑을 닮아있지 않은 모습이 보일 때가 많음에 송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우리 입술에서 그렇게 자주 왕래하는 십자가는 어떤 십자가이기에 그러할까요?
믿음의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면 최소한 세 가지 종류의 십자가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장 우선적인 십자가는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주의 십자가는 세우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수직은 하나님께서 이루신 사람과의 관계회복을 의미하며,
좌우의 수평은 하나님께서 연결시키신 사람들 사이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고(롬 5:10),
또 우리를 하나로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화목케 하신 것입니다(엡 2:14-15).
이렇게 바로 세워진 십자가는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은혜와 사랑의 십자가이며,
하나님께서 뜻하신 목적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소인 것입니다.

    그 다음 십자가는 주님의 명령을 따라 자기를 부인하고
주님의 뒤를 따라 지고 가는 우리 각자의 자기 십자가입니다.
우리의 몸을 완전히 굽혀서 자기 십자가를 기꺼이 메고 갈 때
이 십자가는 동서남북 사면을 가리키는 선교의 방향타가 되어 우리를 이끌어 가는 평생의 소명이 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오시어 부여해 주신 소명이 바로 이 십자가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
예수님의 길이 제자의 길이며, 또한 미래의 제자들의 길인 것입니다.
이 십자가라는 나침반이 없으면 우리는 소명을 향한 순례자가 아닌 가야 할 방향을 잃은 방랑자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마지막 십자가는 이 소명의 길에서 우리의 삶으로 세워가는 십자가로 거꾸로 세워진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를 거꾸로 세우면 수직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주신 은혜에 감사하여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섬김의 예배가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게 하셔서 그 값없이 주신 은혜와 사랑의 감격을 찬송하게 하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엡 1:5-6).
그리고 좌우의 수평은 주께서 연결시켜주신 그 회복에 감사하며 형제, 자매를 향한 사랑의 섬김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응답이 됩니다.
그 감격의 예배는 형제, 자매를 향한 섬김이 되어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는 삶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엡 4:2).
그러므로 세 가지 종류의 십자가는 바로 ‘은혜, 소명, 응답’입니다. 이 세 가지 십자가 중에 단 한 가지라도 빠지면 완성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