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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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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82회 작성일Date 24-03-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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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보다 눈에 보이는 것에 의지와 신뢰를 두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을 하나님인양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람이, 때로는 지식이, 때로는 물질이, 때로는 성공이, 때로는 건강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삶의 보호막이요, 든든한 울타리라고 철석같이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인간적인 울타리 밖으로 밀려나 그저 그 울타리가 망가지고,
부서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부르는 수리공 정도로 전락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 하나님께서는 신앙인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그 다양한 울타리들을 의도적으로 깨뜨리십니다.
이런 갑작스런 상황을 맞이하면 아무리 든든한 신앙을 소유한 사람이라 해도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혹스러움에 빠지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리고 “삶의 모든 질서가 뒤틀렸다”라는 탄식이 속에서부터 솟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이 우리의 잘못된 시선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뒤틀리는 것처럼 보이는
그 상황이 오히려 하나님의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임을 고백할 수 있게 됩니다.
욥의 이야기가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가진 모든 재산들, 자녀들 그리고 건강까지 잃었을 때
그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삶의 질서가 다 무너졌다고 호소하고, 절규합니다.
그러나 마침내 하나님을 눈으로 뵈옵고 나서야 자신이 믿었던 인간적인 울타리가 무너진 것이지,
 하나님은 자신의 울타리는 물론 온 우주 만물의 울타리로 늘 함께하고 계셨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 배의 소유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만을 울타리로 신뢰하는 믿음으로 그 소유를 대할 것입니다.

    이러한 욥의 과정에 비하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울타리를 깨시는 사건은 참으로 평화롭고, 차분하게 그 결론에 이릅니다.
물론 그 평화로운 전개 속에는 하나님만 바라보려는 치열한 믿음의 전쟁이 있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울타리인 이삭을 스스로 제거해 보라는 명령은 진정한 신뢰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피시려는 시험인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이 명령에 기꺼이 응답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니 하나님의 명령 한 마디에 망설임 없이 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울타리로 삼아 아들을 바라보고, 자신을 바라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울타리 삼으니 그 하나님의 명령을 따를 때 아들을 드리는 것이 곧 가장 완전한 생명으로 돌려받는다는 확신으로 행합니다(히 11:19).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모든 울타리인 이삭을 기꺼이 드린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세 가지 땅, 후손, 축복의 약속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이루시겠다고 맹세하십니다(창 22:15-18; 12:1-3).
결국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울타리를 깨뜨리는 시험을 하신 것은 욥의 경우처럼 더욱 풍성한 축복으로 채우시기 위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결코 무너뜨리고, 죽이기 위해서 울타리를 깨뜨리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더 나은 것을 주시기 위해서 중심을 살피시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중심이 바르게 준비되면 예비하신 복으로 채우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울타리 깨기는 결코 무너뜨리고, 망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하게 얻게 하시려는 계획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능하시고, 완전하신 하나님만이 우리의 울타리요, 보호막임을 고백할 때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은 울타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사랑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