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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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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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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317회 작성일Date 24-02-08 10:24

본문

신명기를 묵상하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주시는 명령이 있습니다. 규례와 법도를 ‘지키라’라는 표현입니다.
이렇게 명령하는 형태는 신명기에서 가장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 들이시기 전에 이렇게 거듭거듭 지키라는 명령을 주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유 없이 그러한 명령을 주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니 그 진의를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왜냐하면 하나님을 율법이라는 규정에 얽매인 신으로 인식하게 되는 순간에 율법의 진의가 다 왜곡되며,
구약의 하나님은 섬김을 요구하는 불편한 신으로 오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라는 명령은 그 다음에 주시는 말씀과 한 짝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반드시 이루어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게 되리라”(신 4:1).
그렇다면 이것은 “너희가 행하면, 나도 행하겠다”라는 ‘기브 앤 테이크(Give-and-Take)’ 같은 세상적 방식이 아닙니까 라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을 받은 사람에게는 소명이 있고, 살아가야 할 삶의 길이 있습니다.
구원이 모든 것을 다 제외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구원은 죄로부터, 죄악된 세상으로부터 새 생명으로 거듭나 영원한 멸망에서 제외된 삶입니다.
그런데 임종 직전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원받은 그 순간에 죽음 이후에 이르는 천국으로 가는 것이 아님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구원받은 후에도 육신의 생명이 끝날 때까지 여전히 죄 가운데 거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원 후에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실 때 계획하셨던 그 놀라운 약속을 다른 곳이 아닌 이 세상 속에서 이루어 가야 함이 분명합니다.
그것을 이루는 길도 또한 이루어 주신 그 약속을 지키는 길도 반드시 죄악된 세상의 길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규례와 법도, 명령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주셔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세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약속을 이루며, 성취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만큼 우리에게 약속 또한 그만큼 허락하실 것입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주신 것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과 성숙도에 따라 맡겨지는 일이 다르듯이 우리가 말씀을 살아가는 만큼 그만큼 우리에게 맡겨주실 것입니다.
더 많은 것을 맡기게 되면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지키고 가꿀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말씀에 대한 전폭적인 순종은 곧 약속하신 모든 것을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키고 가꾸는 최고의 길입니다.

  16세기 아빌라의 성 테레사는 “주님께 우리 삶을 한 번에 조금씩 드리더라도 우리 삶을 온전히 드릴 때까지
한 방울씩 주님의 선물을 받는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통해 우리의 순종과 하나님의 약속 성취의 관계를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살아낸 만큼 사랑한 만큼’이란 제목의 복음성가의 한 부분이 이 관계를 또한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뜻대로 살아낸 만큼 자유를 얻으리 살아낸 만큼, 예수의 맘으로 사랑한 만큼 평안을 얻으리 사랑한 만큼.”
말씀을 삶으로 살아낸 만큼 세상 속에서 주님 주신 축복과 자유와 평강을 누리는 길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