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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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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349회 작성일Date 23-12-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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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넷째 주 주일 주의 오심을 간절히 사모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정점에 도달한 지금 “왜?”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왜 우리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을 이리도 간절히 바라는 것일까요?
유대인의 혈통으로 오신 그 분을 먼 나라 이방인들이 이리도 간절함으로 사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옛날 로마의 압제 아래서 살아갔던 유대인들이야 자신들의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이니 당연하다 하겠지만
이 세상 다른 민족들에게는 참으로 낯 설은 풍경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예수님의 오심이 그러한 족보에 얽매인 인생이라면 지금 우리와는 하등 상관없는 탄생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마태복음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제시하고 있는데
 아브라함을 시작으로 다윗을 거치고 마침내 요셉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그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계보의 흐름만으로 본다면 예수님은 분명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단지 그것이 다라면 예수님은 한 명의 유대인에 지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메시아가 되어 동족들이 그렇게도 간절히 원하는 꿈을 이루는 존재밖에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로마를 정복하든지, 아니면 저 멀리 지중해 바깥으로 밀어내 버리고 이스라엘의 독립을 이루어 영광스런 제국으로 다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돕는 역할로 끝나 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생의 혈통을 드러내는 계보는 예수님이 오시는 길을 예비하는 껍질일 뿐 그 본질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육체로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탄생되셨으나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을 향해 자신의 근본적인 정체를 분명하게 선포하십니다.
먼저 다윗에 대하여는 유대인들에게 “그리스도가 누구의 자손이냐?”는 질문을 던진 후에 “다윗의 자손입니다”라는 답을 듣자마자 그 다윗의 말을 인용하며 오류를 지적하십니다.
다윗이 시편 110편에서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들로 네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를 들어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였으니 어찌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시며
다윗과 그리스도의 역전된 관계를 가르치십니다(마 22:41-46).
그리스도는 다윗의 후손이 아니라, 다윗의 주가 되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 아브라함에 대하여는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하시고,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었다”라고 선언하시며 역전된 시간을 가르치십니다(요 8:56, 58). 그리스도는 아브라함의 후손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근본이 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은 반드시 ‘아브라함과 다윗의 주’라는 반전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 반전 드라마가 바로 인류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출발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혈통으로 오셨으나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미 5:2)는 말씀처럼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신 영원하신 분이시며, 온 인류의 창조주이십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결코 유대인만의 메시아가 아니시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이 창조주 하나님이시라면 그의 탄생은 이스라엘의 회복이라는 미니 시리즈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포함된 인류의 회복이라는 장엄한 대하 드라마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탄절은 모든 인류의 희망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