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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용량 초과의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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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448회 작성일Date 23-08-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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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구기관인 ‘세계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Global Footprint Network)’라는 이름의 단체는 1970년 이후로 해마다 ‘지구 용량 초과의 날’을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지구 용량이란 것은 물, 공기, 토양 등을 포함하여 지구에서 생성되는 모든 자원의 총량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초과한 날이라면 분명 한계를 넘어갔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지시해 주는 지표가 되는 것이기에 심각합니다.
이날이 왜 위험한 날이 되는 것일까요? 이날은 지구에서 그해 사용 가능한 모든 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가 그 해 생산 총량 및 폐기물 처리 능력을 초과하는 날입니다.
이는 곧 지구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단계 그 이상으로 자원을 소비함으로 회복 가능한 한계를 넘어서는 날이 바로 ‘지구 용량 초과의 날’인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날이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앞당겨진다는 사실입니다.
 1971년에는 12월 25일이었으나, 76년에는 11월 21일로, 1987년에는 10월 27일로, 2000년에는 9월 25일로 그리고 2010년에는 8월 21일로
거의 10년 주기로 한 달씩 앞 당겨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10여년이 지난 올해 2023년은 8월 2일로 1970년대에 비하면 무려 4달 이상이 앞당겨진 것입니다.
지금 주어진 날짜들은 세계적인 평균으로 이 지구 전체를 공동운명체로 놓고 볼 때의 시점들입니다.
그러나 각 나라별로 가용 자원의 양도 다를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폐기물의 양도 다르기에 용량 초과의 날도 각각 다릅니다.
카타르가 2월 10일로 가장 빠르고, 그 뒤로 룩셈부르크(2월 14일), 미국,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캐나다(3월 13일)가 따르고 우리나라는 4월 2일이었습니다.
이 용량 초과가 가장 늦은 나라는 자메이카로 12월 20일입니다. 자메이카는 지금도 1970년대 초반의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일 년 동안 잘 배분하여 써야 할 자원을 점점 더 빨리 소모하게 되고, 그로 인한 폐기물과 오염물질 또한 소화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생활이 많은 것을 소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만 보아도 올 한 해 동안 잘 분배하여 사용해야 할 자원을 석 달 만에 소모해 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아홉 달은 내년의 것을 끌어당겨 써 버리는 것이 되며, 나아가서는 다음 세대들이 사용해야 할 자원까지 가져다 쓰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 땅은 9개월에 걸쳐 소모되고, 삭혀지지 않은 많은 양의 폐기물이 뒤덮게 됩니다.

이러한 형국이 흡사 가나안 족속들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시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이스라엘이 사백 년 후, 사 대만에 약속의 땅으로 돌아올 것인데 지금은 아닌 이유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않았기”(창 15:16)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이 땅이 죄악을 삭혀낼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하나님 보시기에 ‘죄악 용량 초과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나안 족속들이 행하는 악행들로 말미암아 땅도 더러워졌고, 그 땅도 그 주민을 토하여 낼 만큼 죄악의 용량이 초과됨으로 그들에게 멸망이 선고됩니다(레 18:24-25).
먼저 땅을 선점하여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반면교사가 됩니다.
“너희도 더럽히면 그 땅이 너희가 있기 전 주민을 토함 같이 너희를 토할까 하노라”(레 18:28)는 말씀은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이처럼 이 시대 ‘지구 용량 초과의 날’은 흡사 우리 인생의 탐욕스런 죄악을 지적하고 있는 듯하여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날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이 꼭 종말을 향하여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져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종말의 때는 하나님의 손에 있기에 그때가 언제든 인류가 살아가는 날 동안은 우리 그리스도인으로 인해 ‘지구 용량 초과의 날’은 사라지고,
‘예수 사랑 충만의 날’로 한 해가 가득히 채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