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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아닌 소망을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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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690회 작성일Date 23-02-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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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관계를 이어주기도 하고, 관계를 끊게도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말입니다.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본질상 입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말을 할 때 감정의 상태는 말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가족 관계 안에서는 감정의 상태에 관계없이 쉽게 말을 하는 경향이 있기에 그만큼 더 상처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거르지 않고 쏟아 붓는 말은 때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의 흠집이 생기게도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 자유스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관계심리학 전문가인 박상미 한양대 교수는 가족관계 안에서의 어려움은 대부분 말로 인한 것임에 동의하며 한 가지 해결점을 제시합니다.
박교수는 다른 것 다 제쳐두고 이 한 문장만 기억해도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하라”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말인 “너 그거 하지마. 그렇게 하면 안 돼!”가 아니라 “나는 네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어”라는 말로 마음의 감정에서 미래의 소망으로 옮겨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뇌는 6초면 생각해 낼 수 있기에 대화를 하는 중에도 충분히 이런 전환이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도 사용하시는 방법이란 점에서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진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가 아내를 누이라 하여 소동을 일으켰을 때에도, 자식이 없어 두려움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의심의 길을 걸어갈 때에도
 감정보다는 소망으로 아브라함에게 다가가십니다.
그 어두운 밤에 아브라함을 데리고 나가 밤하늘을 보이며 “네 후손이 바로 저와 같을 거야”라고 하시며 희망찬 미래를 다시 상기시켜 주십니다(창 15:1-6).
그리고 야곱이 장자권을 탈취하고, 축복을 속여 빼앗은 사기극을 벌이고 죽음의 위협으로 인해 도망가는 상황에서 한 밤중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하나님께서 감정을 조절하시어 단 한 마디의 질책도 않으시고 이 도망자의 여정을 지키시고, 돌보시며, 함께하셔서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실 소망의 약속을 주십니다(창 28:10-15).
우리는 염려가 가득하여 혹시 이렇게 분명히 문제가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소망만을 이야기하면 이기적인 인간을 만들어 망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엄습해 들어옵니다.
그래서 자꾸 오점을 지적하게 되고, 문제점을 상기시켜서 개선케 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으로 가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또 자녀들은 방어기제가 작동하여 행동을 부인하거나, 합리화하는 경향으로 치달아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관계는 관계대로 악화되어 대화조차 단절되기도 합니다.
빠를 것이라 생각했던 방법이 오히려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하여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들이 허다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믿고, 신뢰하고, 기다려 주며 소망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것이 관계의 탑을 든든히 쌓으며, 변화의 길까지도 걷게 하는 일석이조의 길입니다.
아브라함이 수십 년의 세월동안 하나님의 인도를 받으며 절망 속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며 믿음의 조상이 되었고,
야곱 또한 유사한 세월의 인도를 받으며 기꺼이 세상을 축복하는 이스라엘이 되었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방법이 이겼습니다.
때로 소망의 말씀으로 우리를 이끄심으로 그 변화의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크든, 작든 상처를 입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애굽의 바로 왕에게, 블레셋 아비멜렉 왕에게 피해를 입혔고, 야곱이 에서와 라반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과정으로 그들까지도 “하나님이 어떤 존재인가?”를 깨닫고 돌아오는 시간으로 삼으시기에 결국은 희망적인 결론에 이를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