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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진멸에서 선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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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691회 작성일Date 23-01-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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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노라면 때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돌출될 때가 있습니다.
그 내용이 너무 깊고 오묘해서 이해를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화적 배경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이해 불가한 내용들도 있습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이야 차차 해결해 갈 수 있지만 시대와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그 내용이 마음에 충격으로 다가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더 큰 문제입니다.
보통 ‘문화충격’이라 하면 한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어려움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말하고자 하는 문화충격은 시간적으로 수천 년의 격차가 있고, 공간적으로도 다른 생활권에 속하며,
또 문화적으로도 전혀 다른 배경 가운데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늘날의 상황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어려움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든다면 가나안 정복 때 남녀노소의 구별 없이 모조리 진멸시켜야 한다는 명령을 들 수 있습니다.
 평화와 공존을 그 정신으로 삼고 아름다운 지구촌을 건설하자고 외치는 지금 이 시대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이 명령은 듣기만 해도 너무나 잔혹한 법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잔인해 보이는 법이 명령으로 주어졌고, 실행되었기에 무시해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구약과 신약이 모두 하나님의 말씀임을 고백하고 있기에 가벼이 외면해 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잔혹스럽게 느껴지는 명령을 오늘에 맞게 재해석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생활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살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속해 살아가는 나라의 법 또한 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이렇게 잔혹한 명령을 하시는 이유입니다. 그 이유인즉은 첫째는 가나안족의 죄가 더 이상 쌓을 수 없을 만큼 가득하여 심판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하나님의 백성이 그 땅의 백성들이 행하는 종교적, 문화적 풍습을 따라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길은 여호와를 버리고, 타락의 길로 가게 하며, 땅을 망치고, 심판에 이르게 합니다.
결국 이 명령의 주된 목표는 세상의 심판과 더불어 하나님의 백성을 하나님 앞에서 늘 올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또한 수많은 다른 종교, 사상, 문화와 풍습 속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그러한 삶의 방식으로 진멸이라는 심판을 향해 가고 있고, 우리 또한 그 방식에 유혹될 때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는 세상 사람들을 잔혹하게 멸절시키지 않고 정체성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여호수아서의 결론은 분명히 그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나안을 정복했으나 아직 주변에 많은 가나안의 생존자들이 그들의 신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상황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서는 그들을 계속 멸절하라는 명령이 아닌 다른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비록 함께 살아가지만 절대로 그들과 섞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과 인종적으로 섞이지 말라는 소극적인 방식이 아닌 그들의 풍조에 섞이지 말라는 적극적인 삶의 구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배척도 외면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는 것은 그들의 삶의 방식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님을 따르는 믿음의 길을 가장 올바르게 걸어가는 것입니다.
다른 것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지키며 신앙의 삶을 복되게 꾸려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멸이라는 극단을 넘어서서 하나님께서 가장 바라시는 신앙을 지키는 길이며, 또한 최고의 선교의 길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