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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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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694회 작성일Date 22-08-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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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월로 접어들면서 집 밖을 나오자마자 귀청이 울리도록 따갑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매미 소리입니다. 해마다 겪는 것이니 그런가 보다 하며 지내다가 한 날은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죽어서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매미들을 보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저렇게 소음피해를 줄 정도로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고 있는지 그리고 왜 여름이 채 가기도 전에 저렇게 죽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보통 곤충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그 추위를 견디지 못해 죽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무더운 여름에 그렇게 죽어 떨어지는 것을 보며 그 이유가 알고 싶어진 것입니다. 이리저리 인터넷을 찾아보니 매미의 일생에 대해 상세하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었습니다. 매미는 네 단계를 거치며 저렇게 요란스런 소리를 내는 성충이 되네요. 첫째 단계는 암컷 매미가 여름에 나무껍질에 알을 낳으면 다음 여름까지 1년간 그 속에 있다가 애벌레로 부화합니다. 그리고 부화하자마자 둘째 단계인 애벌레 형태로 땅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의 진을 빨아먹으며 성장하는 ‘유충’의 단계를 평균 5년 정도 거치며 성장하구요. 우리가 흔히 땅 속에서 발견하는 굼벵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는 매미의 유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땅에서 보낸 후에 세 번째 단계로 땅 위로 올라와 나무나 잎에 매달려 껍질이 굳어진 후에 그 껍질을 2-6시간 동안 벗는 ‘우화’의 과정을 거쳐 매미가 되어 나무 위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네 번째 과정인 매미에 도달하여 약 한 달 정도 생존하며 번식 활동을 하고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알에서부터 성충 매미가 되어 죽기까지 약 6-7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는데 정작 매미가 되어서는 한 달밖에는 살지 못한다니 그 삶이 허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매미는 암컷은 배에 산란기관이 발달해 있어서 소리를 낼 수 없고, 수컷만 배에 우렁찬 소리를 내는 발성 기관이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그 발성 기관으로 한 달 동안 맘껏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그 목적은 짝을 부르는 소리로 결국 다음 세대를 이 땅에 남기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기나긴 시간을 땅 속에서 보내고 지상으로 올라와 최선을 다해 부르짖어 짝을 만나고 그리고 후세를 남기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는 그 삶이 미물이지만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이렇게 매미 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약 13종의 매미류가 있는데 예전에는 소리가 청아하고, 소란스럽지 않은 참매미류가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도시화로 인해 매미들의 생활 터전도 좁아지고, 사람이 만들어내는 소음 또한 커지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말매미류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러한 정보를 접하며 지금 우리 시대를 생각해 봅니다. 세상의 소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력화시키려고 더욱더 커져만 가고 있고,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공격은 더욱 거세지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상을 이기고,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봅니다. 우리 또한 더욱 우렁차게 세상을 향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삶과 함께 외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세상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죽기까지 하나님의 소리를 세상에 증거하는 헌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매미가 한 달밖에 안 되는 시간 동안 저렇게 소리를 내며 도시화와 오염, 서식지 파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세대를 이어가는 일에 매진하듯이, 우리 또한 열과 성을 다해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더욱 전념하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매미도 세상의 변화를 극복하며 삶을 이어가려 저렇게 외쳐대는데 우리 또한 세상이 변해간다고 실망하기보다는 주신 힘과 능력 다하여 하나님 나라를 전하기 위해 삶의 소리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