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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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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754회 작성일Date 21-12-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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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체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 구원은 자연스레 다른 이들을 향한 사랑의 삶으로 전이되는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길에 들어선 신앙인의 삶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으로 확대됩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구원의 체험이 계속 확장됨으로 공동체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공동체는 같은 구원의 주를 고백하는 개인들의 연합인 것입니다. 성도의 신앙생활에서 이 공동체를 더욱 든든하게 결속시키는 길이 필요합니다. 공동체가 붕괴되면, 개인들 또한 깊은 상처를 받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말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크든, 작든 교회 안의 공동체 안에는 참으로 다양한 지체들이 모여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값없이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동일하나, 구원의 시점도 다르고, 신앙의 연조도 다르며, 은사도, 하는 일도, 관심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를 좀 더 건강하고, 든든하게 세워가기 위해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봅니다. 교회개척과 공동체 성장에 일가견이 있는 바울 사도는 ‘자유와 양심’을 듭니다. 자유는 바로 각 개인의 구원의 도를 표현하는 가장 멋진 단어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모든 것이 가하다는 바울의 말로 확고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구원받은 자는 어떤 것에든지 매임이 없이 자유로울 수 있으며, 의무적으로 행하던 그 모든 규정과 규율들이 이제는 기쁨의 응답으로 변한 것이고 또 종교적으로 규제되던 먹는 것에 대한 금기들도 더 이상 신앙인의 삶을 더럽힐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상에게 바쳐지던 음식들도 우상은 없는 것을 섬기는 것이기에 더 이상 신앙인의 자유를 속박할 수 없습니다. 성령께서 자유로 우리를 부르셨으니 모든 얽매임에서 풀려난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며,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합니다. 공동체에 유익이 되고, 덕이 되는 자유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바울은 양심을 제시합니다. 그것도 당사자 자신의 양심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양심이라고 강조합니다(고전 10:28-29). 바울의 이 타인의 양심에 대한 강조는 공동체는 자신의 유익이 아닌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해 애쓸 때 더욱더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음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자유가 혹여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면 당장 그 자유를 구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모든 것을 아무 꺼림 없이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바울은 단호하게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고전 8:13)고 선언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음으로 다른 사람의 양심에 상처를 준다면 신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평생을 끊을 수 있다는 자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선언하는 자가 한 형제라도 실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자신을 영원한 속박으로 묶어 버리겠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다른 이를 깊이 배려할 줄 아는 바로 그 마음이 진정한 자유의 아름다움인 것입니다. 우상에게 바쳤던 고기를 먹든지 안 먹든지는 분명 그리스도인의 길을 벗어나는 방종은 아닙니다.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이의 유익을 먼저 생각함으로 그들을 구원의 길로 이끌도록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가능한 자유로 부름 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들이지만 우리를 구속할 수 있는 것 중 한 가지를 들면 다른 이들의 양심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유와 양심이 동전의 양면처럼 늘 같이 따라갈 때 그리스도인들은 참 자유를 살아갈 수 있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