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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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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933회 작성일Date 21-10-0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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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케어’ 혹은 ‘캥거루 요법’이라 불리는 산부인과에서 미숙아를 돌보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1978년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병원에서 우연한 계기로 탄생되었습니다. 한 산모가 미숙아를 출산하였고, 안타깝게도 사용 가능한 인큐베이터는 모두 차 있는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거의 죽어가는 미숙아를 엄마의 맨가슴에 안게 하여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박동이 거의 멈춰가던 아기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며 기적같이 소생한 것입니다. 이 상황이 흡사 캥거루가 발육이 안 된 불과 1g 정도밖에 안 되는 새끼를 낳아 주머니에 품어 키우는 것 같다고 하여 그 명칭을 ‘캥거루 케어’라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캥거루 케어란 아기와 살을 맞대고 엄마나 아빠의 심장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주로 조산아나, 저체중아에게 사용되며,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에게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요법은 아기가 편안하게 수면을 취함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력까지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합니다. 그 이유는 엄마의 태중에서 느꼈던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 아기가 새 환경 속에서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엄마의 몸이 치료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긴밀한 접촉을 통해서 엄마의 따스한 사랑이 아기에게 전달됨으로 나타나는 기적일 것입니다. 이 방식이 엄마와 아기의 긴밀한 유대 관계는 물론 아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읽으며 우리 좋으신 하나님이 ‘캥거루 케어’의 원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이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은 하나님의 돌보심이 가득한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바벨론이라는 거친 세상 속에서 고통가운데 거할 때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배에서 태어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업힌 너희여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사 46:3-4). 이미 세상 속에서 죽어버린 것 같은 이스라엘을 다시 품에 품고 안아서 구해내고, 백발이 될 때까지 그리하시겠다는 그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을 줍니다. 이렇게 품어서 마침내 다시 하나님의 증인으로 세우시는 것입니다. 신약으로 넘어오면 바울의 고백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자신에게 나타나신 것을 설명하며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내게도 보이셨다”고 감격해 하는 바울의 그 고백 속에서 예수님의 ‘캥거루 케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을 품에 품으시고 그 사랑의 박동을 들려주셔서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세우시는 것입니다. 이제 만삭되지 못한 바울이 구주 예수님께 받은 이 ‘캥거루 케어’는 그가 미숙한 형제, 자매들에게 행해야 할 ‘캥거루 케어’로 연결될 것입니다. 실제로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라”(빌 1:8)는 고백과 함께 미숙한 형제, 자매들을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품어 세상 속에서 세우는 것으로 입증됩니다. 이와 같은 삶은 세상 속에서의 우리 모습을 반추하고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아기에게 엄마의 자궁은 가장 안락하고 편안하며 안전한 장소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엄마의 자궁을 빠져나와 살아가야 할 세상은 거칠고, 황량하며, 수많은 위험으로 가득한 장소인 것처럼, 이 세상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유혹과 시험, 시련의 장소임에 틀림없습니다. 세상의 위력에 비하면 우리라는 존재는 한갓 미숙아에 불과한 존재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품에 품으셔서 다시 증인으로 세우신 하나님, 만삭되지 못한 바울을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바꾸신 우리 예수님,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령님께서 캥거루 케어로 우리를 이끄시는 한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