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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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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087회 작성일Date 17-06-0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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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은 故노무현 대통령 추모 8주년 행사가 경남 봉화마을에서 있었습니다. 신임 문 대통령을 포함해서 약 삼 만 명의 국민들이 참여해서 이제까지 추모식 중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고 합니다. 저도 몇 년 전에 봉화마을에 간적이 있는데 어디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 있었지? 라고 의아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고인이 된 노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추도식은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는데, 식 중에 한 분이 노 대통령 추모사를 읽으면서 ‘노 대통령이 부활했습니다’ 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와 하고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저는 부활이란 말에 귀가 번쩍 띄어서 그 장면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추모사를 읽은 분은 전 국회의장인데 기독교인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은 왜 저 대목에서 부활이라는 단어을 썼을까? 의아했습니다. 부활이란 성경이 가르치는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고귀한 선물이 있다면 그것은 부활입니다. 부활은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고 죽은 자가 새로운 생명이 되어 재창조 되는 것입니다. 부활은 환생이나 소생이 아닙니다. 부활은 근본이 바꿔진 새로운 생명의 창조입니다. 부활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영원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런 영원한 세상의 사건을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시는 사건이지, 우리도 이 세상에서 죽고 나서 부활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활은 이 세상을 벗어난 새로운 세계의 사건입니다. 그런데 추모사에서 부활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 분이 하고 싶은 말은 노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새롭게 취임했다는 것을 축하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부활이 아닙니다. 그것은 노 대통령의 정신이 다시 살아났다든지, 노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게 되었다, 또는 노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는 새로운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하면 그 뜻이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정신의 계승을 부활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신학적으로 자유주의 신학이 맞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예수님의 정신을 살려서 예수님 같이 사는 것이 부활이 아니냐고 복음주의 교회들을 향해 반문합니다. 그래서 몸의 부활보다 정신의 부활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부활이 단순히 예수님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면 노 대통령의 부활이나 예수님의 부활이나 같은 수준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언젠가 김준곤 목사 (전CCC 총재)님께서 예수 칼럼이라는 소책자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정신적 부활이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치 피에 물을 섞는 것 같다고 쓴 글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에서 쓸 수 없는 단어 부활이 세상 속에서 쓰일 때마다 나는 부활의 의미가 희석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성도로서 마지막 가질 수 있는 소망, 부활이 미지의 단어로, 영적인 세계의 단어로 남아 있으면 좋겠는데, 그 고귀한 단어마저 이 세상은 그냥 두지 않고 끌어와 쓰고 있습니다. 노장 야구 선수가 홈런을 쳐도 화려한 부활이라고 스포츠 면에서 대서특필하고 은막에서 사라졌던 배우가 다시 연기를 시작하면 그것도 부활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정치적 부활, 경제적 회생, 이런 모든 것을 부활이라고 하니 우리조차도 예수님 부활의 의미를 그렇게 오해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안타까움만 더 할 뿐입니다. 저도 노 대통령의 정신을 좋아 합니다. 그의 풋풋한 인간미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 대통령을 좋아해도 부활은 아닙니다. 그는 부활한 것이 아니라 안타깝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정신을 따르는 분이 새로운 대통령이 된 것 뿐입니다. 성도가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새 정부가 아니라, 부활로 완성 되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우리는 다만 새 정부가 일을 잘 하도록 기도해 줄 뿐입니다. (롬 13장)지나치면 부족함만 못 하다는 말이 있듯이 노 대통령의 추모가 지나치면 노무현 정신을 삭감 시키는 것은 아닌지? 노 대통령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