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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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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677회 작성일Date 16-10-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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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를 보내면서
  저 하고 함께 동역하던 부 교역자들이 많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권대성 목사, 박철준 목사, 서성우 목사, 이성주 목사, 정성환 목사, 한정동 목사, 그리고 또 여러 전도사들이 짧게는 일 년, 길게는 십 년을 같이 일 하다가 떠났습니다. 김진흥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 6 년을 함께 있다가 이번에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부 교역자들을 보냈지만 김 목사를 보내는 마음은 다른 교역자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다른 분 들은 각 자의 길을 찾아 새로운 현장으로 떠났는데, 김 목사는 상황이 다릅니다. 갈 곳도 해야 할 일도 정해 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를 떠납니다. 김 목사가 사임을 결정하고 저에게 했던 말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무도 의지 할 사람이 없습니다.’ 라는 고백이었습니다. 정처 없이 떠나는 부교역자를 보내면서 제 마음 또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그 김 목사의 고백이야 말로 사람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귀한 믿음의 고백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믿음이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나는 여정입니다(히11:8). 믿음은 요단강에 발을 내 밀때 강이 갈라지는 것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김 목사의 그 고백은 인간적 두려움에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손짓으로 뻗어 나갈 것을 느꼈습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 처음 전임 사역을 시작 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 늦게 신학을 공부해서 목회자가 된 후 파트타임으로 청년들을 인도하다가 우리 교회에서 첫 장년 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답게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해서 사역에 임했습니다. 성도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말씀 준비도 철저하게 하는 모범 교역자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뇌 종양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고 사역을 쉬어야 했습니다. 목회
자로써 견디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수술 후에도 계속 관찰해야 하고 재발의 위험도 있다고 했습니다. 세상적으로는 낙심되는 일이지만 영적으로는 결코 이대로 끝날 일이 아님을 김 목사도 우리도 알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머리에 지니고 살아야 하는 종양의 압박이 오히려 하나님만을 의지 하고 살 수 밖에 없는 하나님의 종으로 삼아 주시는 은혜의 손길임을 성경은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9).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영성과 지성, 그리고 감성 입니다. 지성과 감성은 본인이 노력하면 어느 정도 갖출 수 있으나 영성은 노력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영성이 깊어지는 때는 고난의 시간을 지날 때입니다. 목회자는 고난의 장을 주님과 함께 넘을 때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약속의 말씀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 목사는 목회자로서 가장 소중한 자원을 가졌습니다. 죽음을 앞에 둔 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고 그에 따른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통과했습니다. 김 목사의 사임을 받아들이면서 이제 김 목사를 하나님의 더 넓은 믿음의 세계로 보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김 목사를 인도하셨으니 이제 앞으로의 시간도 인도하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믿음은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는 것이라고 했으니(롬 4:18), 김 목사의 결단이 이 믿음의 깊이를 더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어디를 가나 평안과 승리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라며 그간의 섬김에 감사를 전합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