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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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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517회 작성일Date 14-08-3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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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드라이브
  비 오는 날 볼 일이 있어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거리에 나갔습니다. 밤부터 내리던 비가 하루 종일 내렸습니다. 비 내리는 거리의 풍경은 영화 속의 장면 같았습니다. 비에 젖은 가로수 나무 잎들은 생명력을 뿜어내듯 푸르게 살아나고 색 있는 우산과 장화를 신은 어린이들이 학교 앞 건널목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도로는 물청소를 한 듯 깨끗하게 씻겨 졌고 빗길을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차들의 행렬이 시원해 보였습니다. 차창에 부딪히는 빗방울들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라는 노래와 어울려졌습니다. 비 오는 날의 드라이브는 제 마음 까지도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옆 자리에서 운전대를 붙잡고 있는 아내를 무심코 쳐다보았습니다. 빗속을 헤치고 빠져 나아가듯 운전하는 아내의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긴장감까지 느껴졌습니다. 나는 비 오는 날의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는데 운전대를 붙잡은 아내는 내리는 비와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비오는 날의 드라이브를 즐기는 동안 아내는 날씨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전쟁은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역대하 20:15) 우리가 인생을 드라이브 하듯 달려가고 있을 때, 하나님은 우리를 대신하여 인생의 풍파들을 헤치며 운전하고 계십니다. 폭우가 몰아치듯 고난이 닥쳐와도 그 빗길을 운전해 가시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믿을 때, 우리는 고난마저도 감사함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화창한 날의 거리보다 비 오는 날의 거리가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더 좋은 것 같이 인생의 드라이브도 고난이 있고 염려가 있어도 그것들을 맡아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면 고난과 염려마저도 차 창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같이 인생의 드라이브를 촉촉하게 적셔 주는 것입니다.
  올 여름은 욥기를 통과하며 지냈습니다. 욥의 고난이 드디어는 욥의 생애를 더욱 풍요하게 한 것 같이, 우리가 만나는 고난들도 인생의 드라이브를 더욱 즐길 수 있는 소재들이 될 것 입니다. 고난이 욥기의 주제가 아니라 소재인 것 같이, 고난은 우리 인생의 주제가 아니라 소재일 뿐입니다. 비를 소재 삼아 빗속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운전대를 잡은 아내에 대한 신뢰 때문인 것 같이, 인생의 고난을 소재 삼아 즐기며 살아 갈 수 있는 것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의 운전대를 잡아 주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우리에게 속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 한 것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