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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가구 (家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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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570회 작성일Date 13-07-2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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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와 가구 (家具)
  교회와 가구는 잘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교회와 오르간’ 이라든지 ‘교회와 종탑’ 이라면 어울리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교회와 가구는 어쩐지 어색한 단어들의 조합 같습니다. 더욱이 그 가구를 팔기 까지 한다면 이거야말로 교회에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 중의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성전에서 동물을 팔고 돈을 환전해 주는 장사꾼들을 내어 쫓으셨습니다. 그러면서 ‘내 아버지의 집을 강도 굴혈로 만들지 말라고 꾸짖으셨습니다. (막11: 17) 이런 점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교회 예배당에서 가구를 늘어놓고 성도들과 주변 이웃들에게 판매하는 것은 교회에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일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교회에는 예배당 앞마당과 부속 건물인 복지관 입구에 가구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습니다. 심지어는 예배당 1층 로비에 까지 가구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지나다 보면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고 어지럽혀져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예배당의 가구들을 보면서 예수님이 참 좋아하시는 장면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아니, 저 뿐 아니라 우리 형제, 자매님들 모두가 다 가슴 뿌듯한 장면으로 느끼리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 가구들은 장애자사역을 위해 성도들이 기증한 물건들이기 때문입니다. 가구들을 팔아서 얻은 수익금은 굿윌 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자들의 수당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장애자 사역이 벌써 일 년을 넘었습니다. 그동안 성도들의 가구 기증은 점점 늘어서 이제는 교회 앞마당을 채우고 복지관 입구, 예배당 로비에 까지 진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가구 판매의 의미를 알기 때문에 지저분해 보이는 교회당 주변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집,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입니다. 이 말씀에서 강조되는 단어는 만민 입니다. 모든 사람이 들어 올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사용하며, 모든 사람을 위한 장소가 교회 예배당 입니다.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문을 잠그기 보다는 좀 어지럽혀져 있고 이 곳 저 곳에 가구가 늘어져 있어도, 이곳이 만민을 위한 교회당이 된다면, 하나님은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장애자들을 섬기는 일을 안 하면 교회 앞마당은 깨끗할 수 있겠지만, 그  깨끗함 이야말로 예수님께서 꾸짖으시는 외형뿐인 종교단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의 생명은 깨끗한 건물 유지가 아니라 얼마나 주님의 도구로 사용 되는가에 있습니다. 우리의 장애자 사역이 교회의 생명인 하나님나라 공의와 사랑을 나타내는 일이 되므로 우리는 이 사역을 위해 이 곳 저 곳에 가구가 늘어져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교회 앞마당을 지날 때 마다,  복지관에 들어 설 때 마다, 이 곳 저 곳에 늘어져 잇는 가구들을 보며 이곳이 교회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예수님도 우리 교회의 가구들을 보시며 흐뭇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교회와 가구’ 그것은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중요한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면 교회와 가구는 잘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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