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회

남산교회
로그인
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믿음의 안경을 벗는 신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575회 작성일Date 12-09-08 09:21

본문

          믿음의 안경을 벗는 신앙
  신앙은 믿음의 안경을 쓰고 인생을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믿음으로 해석한 다는 의미의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세상 사람들의 해석과는 다른 가치관과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여야 합니다. 그 다른 시각을 주는 것이 믿음의 안경입니다. 그러나 이 믿음의 안경마저도 벗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비가 오는데, 아내와 함께 비를 맞으며 길을 걸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비는 점점 더 내리고 우리는 우산도 없이 모자 달린 점퍼로 비를 피하며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안경을 끼고 걸었지만, 비를 맞을수록 안경에 서리는 수증기가 오히려 시야를 더 가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는 안경을 벗고 아내의 손에 이끌리어 걸어야 했습니다. 안경을 벗고는 혼자 길을 걷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제 시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인도를 따라 길을 걸으며 안경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안경이란 맑은 날, 좋은 날씨에는 필요하지만, 비가 오는 날,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같이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오히려 안경을 벗고 인도자의 손길을 따라 걷는 것이 이런 날에는 더 안전한 것입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믿음의 안경도 그렇습니다. 믿음의 안경이란 어쩌면 인생의 맑은 날, 미래의 전망이 멀리 잘 보일 때, 믿음의 안경은 필요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 고난의 비가 내리고 고통의 폭우가 쏟아 질 때, 믿음의 안경은 오히려 우리의 시야를 더 가리게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의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 믿음의 안경이 뿌해져 있어도 우리는 하나님의 손길 보다 우리의 믿음을 더 의뢰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믿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음의 대상이신 하나님 자신이십니다. 우리의 믿음이 우리를 지켜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안경은 뿌해 질 수도 있고 우리를 잘못 인도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의 안경을 오래 쓸수록 믿음을 주시는 하나님보다 나의 믿음을 더욱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스스로 내 믿음으로 걸어가는 것보다 오히려 믿음의 안경을 벗어 버리고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가는 것이 더 확실한 신앙의 길이라 여겨집니다.
비가 그치고 안경을 다시 썼을 때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안경보다 더 소중한 것이 아내의 인도임을 알았습니다. 내 믿음으로도 어찌 할 수 없는 날이 올 때, 과감하게 믿음의 안경을 벗어 버리고 나의 믿음 없음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손길에 나를 맡기는 것이 믿음의 안경을 벗는 신앙임을 마음에 새겨 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