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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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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431회 작성일Date 12-05-2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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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땀
  저는 구기(球技) 종목의 운동을 못합니다. 예전에는 배구도 하고 농구도 했는데, 눈 수술을 받은 후 부터는 공으로 하는 운동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눈이나 머리에 공을 맞으면 수술 받은 부위가 위험하므로 공을 피해야 한다고 의사가 주의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저는 구기 운동은커녕 공 소리만 들려도 공에서 멀리 떨어지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운동이라고는 맨손 체조나 걷기 외에는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걷기를 자주 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저에게 있어서 걷기는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유일한 운동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걷기가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걸으니 이것 또한 쉽지가 않습니다. 걸을 때마다 땀을 흘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남들은 축구를 하거나 테니스를 하면서 땀을 빼는데, 나는 그런 운동을 못하니 걸어서라도 땀을 빼야한다는 생각이 저에게는 강박관념이 된 것입니다. 걷기로 땀을 내려면 적어도 한 시간 정도 걸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 시간의 시간을 걷기에 쓴다는 것 또한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안 되면 아예 걷기를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걷는 것은 비록 땀이 나지 않아도 운동도 되고 기분 전환도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걷기의 목적을 땀을 내기 위한 것에 둘 때, 그 목적은 걷기의 즐거움을 내려 누르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럴 때가 많습니다. 신앙의 목적을 성장, 헌신, 사역, 이런 것들에 둘 때, 우리는 항상 신앙생활에서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도 좀 더 깊이 하고, 봉사도 좀 더 열심히 하고, 남을 섬기는 것도 좀 더 헌신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때, 우리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열등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신앙의 목적을 이루지 못해도 신앙은 신앙인 것입니다. 성장과 헌신이 없어도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동행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이고 이렇게 사는 것이 신앙생활 입니다. 땀이 나지 않아도 걷는 것은 운동인 것 같이, 우리 눈에 실적이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은 믿음인 것입니다. 매일 조금씩 걸어도 한 평생 걸으면 상당히 많은 운동량이 되듯이, 매일 조금씩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면 우리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생활은 목적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믿음생활의 과정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운동회가 이런 즐거운 과정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적 보다 과정을 즐기는 선수가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