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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굽는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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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330회 작성일Date 22-12-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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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이 되면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전어라는 물고기가 어떤 고기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속담으로 인해 가을이 되면 한 번은 맛보아야 하는 생선이 되었습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정말 그 정도로 식욕을 돋우는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어가 가장 맛있는 시기가 9-10월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습니다. 먹기에 성가실 정도로 가시가 많은 전어지만 이 시기가 되면 살이 오르고 단백질 함량이 늘어나며 뼈 또한 부드러워져 씹는 감칠맛이 최고의 단계에 오릅니다. 그러니 굽는 냄새도 평상시보다는 더 나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왜 며느리가 가을철에 집을 나갔을까?”라는 것입니다. 과거의 농어촌을 생각해보면 가을철은 가장 바쁜 시기가 됩니다. 집안 살림은 물론, 농사일과 물고기를 잡는 어구를 손질하는 일들을 생각해 보면 만만치 않은 삶이었을 것을 짐작케 합니다. 요즘도 이혼 전문 변호사들에게는 가을이 가장 바쁜 시기라고 합니다. 주요 원인은 추석 명절에 시댁에서 겪는 명절증후군이 화근이라고 합니다. 봄철에도 설 명절이 있지만 그래도 이때는 덕담도 주고받으며, 한 해를 잘 해보자는 격려로 인해 위로가 되기에 그런대로 덜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설부터 눌러온 울분이 가을의 추석 명절까지 가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나온다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도 그러하니 과거의 가을은 어땠을까가 저절로 상상이 됩니다. 농사일, 집안일, 제사, 김장 등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있는 그 안에 추석 명절까지 끼어 있으니 그 고생의 강도는 한계치를 넘어갔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러한 고생을 뒤로하고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심으로 집을 나선 참인데 전어 굽는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심지어는 돌아오게 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모진 삶을 견디지 못하여 집 나간 며느리를 생각하며 사명에 지쳐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해 봅니다. 가을철이면 한 해의 수고는 물론 많은 경우 여러 해의 헌신으로 인해 많이 지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음 해에는 사역의 짐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결정하지 못하고 망연히 하늘만 바라보기도 합니다. 무엇이 이 마음을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요?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엡 5:2)고 전합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집 나간 며느리를 돌아오게 했다면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고난의 불 위에서 자신을 태우신 그 은혜의 향기가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키게 합니다. 그 사랑의 향기가 우리를 회복시킬 때 우리는 다시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 가운데 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의 은혜의 향기가 우리의 삶을 붙잡아 우리도 우리 삶을 예수님의 향기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일입니다(롬 12:1).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인해 발생된 향기이며 우리를 이끄는 냄새입니다. 이 냄새가 우리를 이끌 때 우리는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고후 2:14)는 고백으로 바울 사도의 동역자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 주님이 우리 위해 번제의 제물이 되신 그 향기가 우리를 감쌀 때 우리 또한 보내시는 곳마다 예수님을 아는 냄새를 전하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집 나간 며느리를 돌아오게 하였다면, 우리를 통해 퍼져가는 십자가 사랑의 냄새는 지친 영혼들, 쓰러진 영혼들, 잃어버린 영혼들이 주께 돌아오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