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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어버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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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희석 댓글 0건 조회Hit 2,513회 작성일Date 08-05-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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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5월 8일, 오늘은 어머니께서 소천 하신 후 첫 번째 맞는 어버이 날입니다. 외국에 있는 동안 한 번도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어머니께 꽃 한 송이 달아 드리지 못 했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어버이날 꽃을 어머니께 달아 드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지내 왔습니다. 그러나 올 해 어버이날은 외국도 아닌 한국에서 맞이하지만, 이제는 꽃을 달아 드릴 어머니가 계시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루고 와서도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는 사실이 그다지 실감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 어버이날이 되고 보니 어머니가 계시지 않다는 사실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온 몸으로 겪으면서 살아오셨습니다. 구한말 시대와 일정시대, 만주에서 사시다가 북한으로 내려오셨고, 6.25 동란 전에 월남하셨습니다. 가끔 만주 훈춘에서 사시던 이야기를 해 주실 때는 어머니께는 그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 이었던 것같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결혼하시고 형들과 누님까지 그 곳에서 낳아 키우시던 때를 그리워하시곤 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어 하시던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뒤늦게 신학을 공부 한다고 하니까 이제야 너희 아버지가 못 한 일을 네가 하는구나 하시면서 기뻐 하셨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사십 세가 넘어서 신학을 공부 하셨는데, 목회를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지가 목회를 하셨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항상 갖고 계셨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목사가 되어 돌아오니까 어머니는 못 다한 일을 마치신 것 같이 좋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말씀 해 주셨습니다. 
  자주 못 가 뵈어도 서울에 가면 어머니가 계시다는 기대감이 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 돌아 와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위로해 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에 돌아 왔어도, 서울에 가 봐도, 어머니는 이 세상에 더 이상 계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번 어버이날은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어머니는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가슴에 꽃을 달아 주시며 하늘에서의 어버이날을 맞이하실 것을 생각하며 허전한 어버이날을 소망으로 채웁니다. 이 땅의 어머니들 수고에 감사 드립니다.
                                                                    나팔수 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