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어떤 순간일까? 정치인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이고, 고3 수험생은 지망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일까? 사업가는 공장을 증축하는 순간이며, 학자는 학위를 받는 순간일까?
사람들은 자기가 준비하고 기대해온 목표에 도달할 때를 최고의 순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정설을 깨뜨리며 최고의 순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2000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경기의 은메달 리스트들의 이야기를 엮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92년과 96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핸드볼팀의 주역이었던 김혜경, 한미숙, 송정란등의 선수들이 2000년 올림픽에서 아줌마 군단이 되어 은메달을 따내는 실화를 다루었습니다.
  김혜경은 감독대행으로 기용되었지만 신임감독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선수로 뛰어야 하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한미숙은 남편으로 인한 가정 파탄의 위기 앞에 섭니다. 송정란은 남편과 식당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지만 핸드볼에 대한 애정을 잊지 못합니다. 이런 왕년의 선수들을 이끌고 신임 안승필 감독은 금메달을 향해 맹훈련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덴마크와의 결승전이 되었습니다. 연습때는 그토록 냉정하던 안감독이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경기에서 지더라도 울지 마십시오, 우리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경기는 두번의 동점 연장전 끝에 승부 던지기로 결판이 나게 되었습니다. 승부 던지기의 마지막 골에서 한국팀은 아쉽게도 실패하여 준우승으로 그치고 맙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모두 그 날을 과연 한국 핸드볼의 최고의 순간이었음에 동감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줌마들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로지 핸드볼만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금메달이라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목표를 향한 그들의 과정은 목표 달성 이상으로 감동의 순간들이었습니다. 세상의 정설은 목표 달성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이미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목표인 천국에 이르기 전에 이미 믿음의 과정을 통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들을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믿음으로 살고자 최선을 다하는 오늘이 바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아닐런지요?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