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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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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산교회 댓글 0건 조회Hit 2,527회 작성일Date 07-11-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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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생활 할 때 아내는 제가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전혀 몰랐습니다. 퇴근 후 가끔씩 회사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아내는 재미있어하며 남편을 존경스러운 듯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목회를 시작하면서 아내는 저와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아내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해 줄 것이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우리 대화의 화제가 항상 교회에 관한 것 아니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 밖에 없다고 투정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아내가 시인 신 달자씨가  TV 방송에서 한 말이라고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신달자씨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되던 부부간의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 이야기들 이었는가를 지나고 보니 깨닫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여보, 밥 먹었어요?’ ‘여보, 밖에 비가 오네요.’ ‘여보, 돈이 떨어졌어요.’ 이런 생활의 사소한 이야기들이 남편이니까 할 수 있는 말들이지 어디 다른 남자에게 이런 말들을 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렇고 보면 먹는 이야기, 날씨 이야기, 생활 이야기, 자식 이야기, 이런 대화들이 평범한 것 같지만, 부부 사이에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이므로 그만큼 소중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부부의 대화란 경제이론이나 과학기술을 논하는 것이 아니고, 단조로와 보이는 일상의 화제들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일상의 대화가 수십 년 결혼생활에서 계속 이어지다 보니 더 이상 흥미롭지 못하다고 해서, 부부의 대화를 시시하게 생각하는 착각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부부 사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그 평범한 이야기가 바로 우리는 부부임을 확인시켜 주는 대화들입니다.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부부 사이니까 이런 평범한 이야기들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또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에도 동일하게 적용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아야기들, 남편되신 예수님께 신부된 우리가 돌려 드리는 아름다운 기도의 주제들이 되시기를...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