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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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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산교회 댓글 0건 조회Hit 2,591회 작성일Date 07-08-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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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마이카 붐이 불기 시작 한 것이 아마도 80년 대 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운전을 한다는 것을 생각 해 본 적이 없는 저도 드디어는 운전 면허증을 땄으니까 과연 마이카 붐이 저에게도 불었던 것 같습니다. 면허증을 따고 나니 점점 더 운전을 하고 싶어져서 직장 동료의 차를 빌려 타고 회사 잔디 운동장을 돌았다가 상사로부터 잔디가 상한다고 야단을 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손이 근질근질 해서 결국 중고차를 한 대 샀습니다. 처음 차를 몰고 출근 하는 날, 길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다 나만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음, 비록 중고차이기는 하지만 나의 운전 솜씨에 모두 감탄하는 모양 이구먼’ 하고 우쭐거리며 운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퇴근 무렵에 저희 부서 부장님이 ‘운전 잘 하더군’ 하더니 나하고 같은 방향이니 내일부터 출근할 때 좀 태워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윗사람의 부탁이고 해서 그렇겠다고 하고 그 다음 날 부장님 아파트 앞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가보니 부장님 따라서 그 아파트 사는 직원들이 세 명이나 나와 있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좁은 중고차에 네 명을 모두 태우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가보니까 이번에는 부장님 한 사람만 나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니 어제 그 친구들은 어디 갔어요?’ 그랬더니 ‘응, 그냥 통근 버스 타고 가겠다고 하더군’ 이렇게 대답 하셨습니다. 그래서 둘이 타고 출근을 하는데, 이상하게 차 안 분위기가 좀 어색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동료들이 남의 차 얻어 타는 것이 미한 해서 그만 두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제 머리를 스치는 생각 하나가 있었습니다. ‘어제 그 동료들이 차를 탈 때 저에게 인사를 하는데도 제가 아무 대꾸도 안한 것이 그 동료들에게는 제가 차를 태워 주는 것이 싫어서 그런 것 같이 보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의 차를 얻어 타는 것만 해도 미안한데 인사도 안 받으니 동료 직원들이 더 미안하고 불편해서 통근 버스를 타기로 한 것입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야, 내가 이렇게 속 좁은 사람이었나?’ 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함께 가는 길인데 내가 먼저 ‘어서 오십시오, 잘 모시겠습니다!’ 하고 동승 했다면 ‘비록 초보 운전이지만 잘 쓰임 받는 마이카 운전자가 되었을 텐데’하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혹시 교회 오는 길에, 혹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차 없으신 지체들에게 ‘함께 가시지요’ 먼저 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운전이 하나님 앞에 귀하게 쓰임 받는 재능이 될 것입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