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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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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577회 작성일Date 09-11-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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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등
                             
  아내의 등을 밀어 주었습니다. 아내도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가 별로 부끄러움 없이 등을 밀어 달라고 했습니다. 스산한 가을 날씨 탓인지 그날따라 아내의 등이 시려보였습니다. 더운 물을 뿌려 주어도 추워보였습니다. 뒤에서 가만히 아내의 등을 안아 주었습니다. 함께 살아온 세월만큼 이나 아내의 등은 편안하고 친밀 했습니다. 부부란 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사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사랑의 언어가 없어도 함께 걷고 함께 먹고 마주보며 살아가는 오랜 친구가 부부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 혼자서는 씻을 수 없는 등을 밀어달라고 내어 줄 수 있는 사이가 부부라는 것을 느낍니다. 나이가 들면 등이 시리다던데, 어느덧 우리 부부도 그런 나이가 되었는가 싶었습니다. 항상 보아왔던 아내의 등이 그 날은 새삼스럽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또 한 번의 감사절을 맞이하면서 이번에는 아내 때문에 감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함께 살아온 시간들이 감 했고, 함께 있어준 것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등을 밀어주는 사람이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만드셔서 부부가 되게 하신 것은 오랜 친구가 되어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살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남편의 손길 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우리의 등을 밀어 주시는 우리의 진정한 남편 되신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등 뒤에서 우리를 감싸주시고 안아 주십니다. 그 분께는 아무 부끄러움 없이 우리의 등을 맡길 수 있습니다. 그 분은 우리의 실수와 허물을 덮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잎이 다 떨어진 가을나무 같이 추운 우리 인생의 등을 따듯한 예수님의 손에 맡기는 계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의 사랑 때문에 금년에도 감사절을 감사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나팔수 강 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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