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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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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81회 작성일Date 11-03-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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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현실

 며칠 전, 모 회사 신우회 예배에 설교를 부탁 받아 갔습니다. 푸른 근무복을 입은 열 명 남짓의 직원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회사 근무복 차림의 사람들을 보니 예전 제가 직장 생활 하던 때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저도 저렇게 근무복을 입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신우회 모임을 하곤 했습니다. 이제 세월이 지나 저는 목사가 되어 옛날 제 모습과 같은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지난 시간들이 그림과 같이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바꾸셨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예배에 참석 했습니다. 설교 순서가 되어 제가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목적은 세상의 성공과 출세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는 목적은 그 분의 말씀을 따라 살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보고 희생하고 살게 됩니다.
우리의 잘못된 신앙의 오류들을 지적하며 믿음의 본질에 대해 설교했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었지만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데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흥분도 하고 소리도 지르면서 열정적으로 설교했습니다. 그러나 청중들의 반응이나 표정에서는 전혀 동감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각박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직장 생활 속에서 과연 하나님의 말씀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직장인들에게는 신앙의 본질이나 복음의 진리보다는 오히려 하나님 믿으면 회사에서 승진도 하고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 이라는 단순한 위로의 설교가 더 필요한 것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목적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 해주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믿음의 본질과 복음의 진리는 현실과 너무 동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현실감 없는 말씀, 현실을 무시하듯한 진리, 그것이 과연 푸른 근무복을 입고 신우회를 모이는 그들에게 어떻게 들렸을까?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반문해 보아도 답은 동일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비록 현실과의 거리감이 있다 할지라도, 말씀을 현실에 맞출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이유는 말씀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 말씀을 따르지 않는 현실이 잘못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씀이 전해지면 현실은 항상 갈등하게 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심각한 문제는 말씀 앞에서 현실적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항상 프로테스탄트(protestant:저항하는)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