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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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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17회 작성일Date 12-10-2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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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사슴이 저의 숙소까지 내려왔습니다. 눈이 온 산을 덮고 나니 먹을 것을 찾아 사람 사는 동네까지 내려온 것 같습니다. 모두 네 마리가 왔는데 아마도 한 가족 인 듯 했습니다. 아빠 사슴은 머리에 관을 쓰듯이 뿔을 달고 목을 길게 뺀 채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눈빛이 마치 먹이를 달라고 애원하는 듯 했습니다. 갑자기 노천명의 시 '사슴'이 떠올랐습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보다." (후략)
그러나 먹이를 주고 싶어도 안타깝게도 줄 수가 없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법으로 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먹이를 주다가 발각되면 벌금이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야생동물들이 사람들의 먹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생력을 잃고 드디어는 산 속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사슴을 위하는 길은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자연의 섭리를 의존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슴뿐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신앙생활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집에서 키우는 애완용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창공을 날아오르는 영적인 독수리가 되도록 훈련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이나 이 세상이 주는 먹거리의 유혹을 뿌리칠 줄 알아야 합니다. 좋은 것이라고 다 먹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으로만 만족하는 분별력과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더러운 이익을 취하지 말라'(딤전3:8) '이 세상이나 세상의 것을 사랑하지 말라'(요일2:15)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를 사모하여 많은 사람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근심에 싸여 자기를 찔렀도다.(딤전6:10)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의 재물이 우리를 유혹해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믿고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인은 가진 것이 없어도 이 세상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담대하게 세상을 이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믿음의 사람들을 만드시기 위해 고난의 훈련을 받게 하십니다.
사슴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사슴을 사랑하는 것 같이 하나님께서도 세상의 것으로 우리를 채우시지 않는 것이 진정 우리를 위한 사랑임을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인 것입니다.
나팔수 강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