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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머리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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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30회 작성일Date 12-10-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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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머리의 산
  며칠 전 눈이 내렸습니다. 보통 때 보다 첫 눈이 늦게 온 편이라고 하지만, 단풍 드는 10월에 눈이 오는 풍경이 저에게는 생소해 보였습니다. 눈이 와서 산봉우리를 하얗게 덮은 모습이 마치 흰머리의 노신사를 연상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머리를 드문드문 덮고 있는 흰 머리카락을 생각했습니다. 이제 나도 첫 눈이 내리는 초겨울의 인생에 접어들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눈 덮인 산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나님께서 저 산에 색 다른 옷을 입히시듯, 우리 인생도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다른 색깔의 옷을 입히시는 것 같습니다. 소년이 봄의 초록이라면 청년은 여름의 푸르름일 것입니다. 중년은 가을의 노랑이고 노년은 겨울의 흰색 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지나 온 시간들을 돌아보니 지나온 시간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옷 입혀 주신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푸르름은 푸르름대로 아름다운 것이고 노랑은 노랑대로 온화한 멋을 내는 것인데 막상 그 옷을 입고 지내는 시절에는 그 옷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청년 때는 어서 나이가 더 들었으면 좋겠고, 중년에는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인 듯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흰 눈이 산봉우리를 덮은 초겨울의 노년이 되어도 그 시절의 흰 색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시절을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고 사는 것이 창조주에 대한 예의이며 우리의 순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갑자기 모세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90:12) 지혜란 지난날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고 남은 날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젊은 날의 푸르름을 아쉬워하거나, 중년의 노련함을 그리워하기보다 지금, 흰 눈 덮힌 산봉우리 같은 노년이라도 지금부터 남은 날을 세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남은 날 동안, 다하지 못 한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 첫 눈 내린 흰머리의 산을 바라보며 조용히 상념에 잠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질문의 답을 우리 모두에게 각각 들려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따라 그렇게 살다가 하나님 앞에 영광스럽게 서는 모두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