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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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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225회 작성일Date 12-12-2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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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눈 오는 날 
  눈이 오면 어린이와 강아지가 가장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내가 어린이만큼 눈을 좋아하는 것을 이 번 안식년 기간에 알았습니다. 창원에는 눈을 밟을 만큼 많이 오는 때가 별로 없다보니 아내가 눈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알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캐나다에서 겨울을 맞이해 보니 아내가 눈을 얼마나 좋아 하는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어느 날 밤, 눈이 또 내렸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자려다 말고 옷을 끼어 입더니 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밤이라 해는 이미 졌는데도 하얀 눈이 밤을 하얗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발이 쌓인 눈에 빠지면서도 아내는 눈을 맞으며 걷는 것이 즐거운지  오르막의 언덕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계속 걸었습니다. 눈길을 걸으며 아내는 눈을 만지기도 하고 내리는 눈을 받아먹기도 했습니다. 오십을 훌쩍 넘긴 나이인데도 아내의 그 모습은 눈을 처음 보는 어린아이 같이 보였습니다. 아내는 눈 때문에 참 행복한 것 같았습니다.  그때에서야 아내가 눈을 얼마나 좋아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안식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눈을 더 이상 만끽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창원에는 발이 빠질 만큼 눈이 많이 오는 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전 겨울과는 달리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발이 빠질 만큼 눈이 많이 왔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자 아내는 곧 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거리는 온통 눈으로 뒤덮였고, 나무 위에도, 지붕 위에도, 차 위에도, 모두 눈이 덮고 있었습니다. 용지호수 위에도 눈이 하얗게 덮였습니다. 아내는 캐나다에서와 같이 발이 눈에 빠지면서 즐겁게 눈 길을 걸었습니다. 그 모습이 여전히 어린아이 같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캐나다를 떠나오면서 아내가 좋아하는 눈을 더 이상 마음껏 즐기지 못하겠구나 했는데, 나의 그 예상을 하나님께서는 며칠 만에 깨뜨려주셨습니다. 창원에서도 캐나다 밴프 만큼  눈을 즐길 수 있게 해 주신 것입니다. 아내를 따라 눈길을 걸으며 눈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캐나다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 때문이었구나 하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평안과 행복은 우리나라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 때문입니다. 우리의 건강은 건강 관리의 방법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 때문입니다. 우리의 어떤 기쁨과 즐거움도 그 원인은 하나님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믿는다면 우리의 어떤 염려나 걱정도 하나님 때문에 넉넉히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의 염려보다 더 크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오늘은 아내의 즐거움이 하나님 때문임을 확인하는 날이었습니다.
                                      나팔수 강 승구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