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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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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597회 작성일Date 22-10-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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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대국들의 패권경쟁이 신냉전주의라 할 정도로 치열합니다. 러시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듯 전쟁을 일으켜 물러서지 않으려 하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대만을 병합하여 그 세력을 더욱 강화하려 합니다. 요근래에는 미국의 정치권력 서열 3위라 할 수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만을 공식방문하면서 중국과의 대립각이 더욱 날카로워지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위해 당연히 합병해야 할 소수 부족일 뿐 나라가 아니란 입장이며, 이에 대해 미국은 대만을 독립국으로 지지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우방국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공고히 하는 의미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를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는 험악한 말을 쏟아붓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강대국들이 대립각을 세우며 서로의 주도권을 다툴 때 그 피해는 주변국들에게로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강대국들의 사이가 좋으면 평화롭게 무역을 하며 주변국들도 그 평화의 열매를 맛보며 안정의 길을 걸을 터인데 상황이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나 이러한 나라들과 삶이 얽혀 있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어느 쪽에 서야 할 것인가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우리나라 또한 우방국인 미국도 무시할 수 없고, 경제무역 쪽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이웃 중국도 섭섭하게 할 수 없는 처지라 처신이 어렵습니다. 이번에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렇다 할 환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우리 대통령 또한 직접 면담보다는 전화 통화로 대신하며 외교상 부딪칠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최대한 지켜야 한다는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거기서 거기 비슷하다는 것은 성경속에서도 드러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나라지만 역시 북쪽의 앗시리아, 바벨론 그리고 남쪽의 애굽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에서 살아갑니다. 어느 쪽에 붙는 것이 정치,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까는 이스라엘 같은 약소국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북쪽의 앗시리아가 쳐들어올 때 구원을 위해 애굽에 기대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이스라엘이 바로의 세력에 의지해 ‘스스로 강해지려’ 하나님께 묻지 않고 애굽의 말과 병거와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정작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앙모하지 않고, 구하지 않았다고 질책하십니다(사 30:2; 31:1). 이사야서에서는 전능하신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로 호칭됩니다. 구약 전체에서 17번 나타나는 이 표현이 이사야서에만 15번 사용되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전하는 특별 호칭으로 쓰입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강조하며 그 분을 떠나서 강대국에 의지하여 ‘스스로 강해지려’ 한다는 꾸지람 속에는 그것이 얼마나 의미없는 짓인가를 드러내는 의도가 있습니다. 이사야는 이스라엘의 ‘진정한 강함’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 강함이 바로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라는 호칭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에 있음을 목놓아 부르짖고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을 가르치는 책인 레위기에 그 길이 있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거룩할지어다…너희는 내 규례를 지켜 행하라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이니라”(레 20:7-8).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세상과 손을 잡고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끗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규례를 지켜 행함으로 철저히 세상 풍조와 구별되는 것입니다. 그때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능력으로 도우실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 최우선으로 필요한 것은 외교적인 수완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스스로 깨끗케 하는 것임을 이사야처럼 목놓아 부르짖어야 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