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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 가난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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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81회 작성일Date 13-06-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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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 가난한 마음
  딸을 만나러 중국에 왔습니다. 딸이 미국에 있을 때 보다는 훨씬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미국은 열 두 시간을 걸려 태평양을 건너야 했다면, 중국은 세 시간 만에 서해 바다를 건너 중국 땅에 들어섰습니다. 도착한 광조우는 서울만큼이나 번화하고 화려했습니다. 도시 한 복판을 흐르는 강을 따라 유람선이 다니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타워 빌딩이 도시의 야경을 빛내고 있었습니다. 고층 건물들, 거리를 메우는 외국차들, 서울의 풍경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중국이 과연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버스로 약 여섯 시간을 타고 딸이 근무하는 학교가 있는 화평이라는 작은 도시로 내려갔습니다.  그 곳의 풍경은 광조우 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다른 나라 같았습니다. 재래시장이 밤늦게까지 백열등을 켜고 장사를 하고 있고, 거리에 오토바이는 뒤에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좌석을 달고 달렸습니다. 소형차, 버스, 오토바이 등 모든 운송 기구들은 요란하게 크락션을 울리며 달렸습니다. 건널목도 없고 신호등도 없는 거리를 차도, 사람도 모두 곡예를 하듯 빠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높은 온도와 함께 90% 가까운 습도가 걷기만 해도 온 몸을 땀으로 젖게 했습니다. 도시간의 너무나 큰 차이가 곧, 중국의 큰 땅덩어리를 느끼게 하는 듯 싶습니다  그 변두리 도시의 자그마한 초등학교에서 중국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선생님을 하는 딸이 대견스러웠습니다. 딸과 함께 시장을 걸으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모두들 영어선생님 부모라고 하며 우리를 반겨 주었습니다. 키가 작고 체구가 작은 중국 남쪽 지방의 사람들, 어쩌면 평생을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을 사람들, 집집마다 자기들의 신을 상징하는 모형들을 걸어 놓고 그 신에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세상은 눈에 보이는 이 작은 시장 판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경제 발전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바로 오래지 않은 예전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경제부흥이 일어나고 도시마다의 균형 발전이 되어 에어컨과 냉장고로 여름을 지내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과연 행복한 나라가 된 것인가? 반문하게 됩니다. 자살율과 이혼율의 증가, 이웃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사는 담장안의 생활 들, 웃음 잃은 피곤한 얼굴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발전된 모습이라면 이들에게 경제발전이 일어났을 때 이들이 잃어야 하는 것들은 혹시 인심 좋은 웃음과 이웃의 정을 느끼게 하는 시장의 풍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복음이 아니고 빵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더욱 하나님을 떠나는 이기적인 마음들이 되는가 봅니다. 어디를 가나 복음과 경제의 반비례 현상을 이야기하는 저에게 아내는 그래서 둘 다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 합니다. 복음과 경제가 둘 다 부흥할 수 있는가? 예수님은 그 답을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로 말씀 하셨습니다.(마 5: 3) 경제가 부흥하는 만큼 우리의 마음이 가난 할 수 있다면 천국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중국에 그런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딸과 잠시 작별을 합니다. 우리도 잘 사는 만큼 심령이 가난한 나라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