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회

남산교회
로그인
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감사절 아침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40회 작성일Date 13-11-16 14:07

본문

감사절 아침에
  약 십여 년 전 11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유학생들에게 구운 칠면조를 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추수 감사절 선물로 모 교회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저도 칠면조 고기를 받으려고 추수 감사절 휴일 아침에 학교에 갔습니다. 칠면조 한 마리를 통째로 구운 것을 받았는데, 저는 칠면조가 이렇게 크구나 하는 것을 그때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그 큰 칠면조를 들고 집에 와서 가족들과 함께 먹는데, 아무리 먹어도 칠면조는 그대로 상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맛도 없이 크기만 한 칠면조를 먹으면서 미국인들의 추수 감사절을 생각했습니다.
  1620년 신대륙으로 건너온 영국의 청교도들이 추위와 싸우며 그 다음해(1621년) 첫 추수를 거두었을 때, 하나님께 드린 감사의 예배가 추수 감사절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때 자기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쳐 준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 들을 초청해서 곡식과 과일, 그리고 야생 칠면조를 잡아 파티를 열었습니다. 그 후 그들은 자기들을 대접했던 인디언들과 같이 낯 선 미국 땅에 와 있는 이방인들을 초청해서 칠면조를 대접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오늘 또 다시 추수 감사절을 맞습니다. 쓸쓸했던 외국에서의 감사절 보다는 내 나라에서 맞이하는 감사절이 훨씬 더 따뜻하고 풍성합니다. 그러나 이 풍요로움 때문에 오히려 감사의 마음이 더 줄어 든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미국인들이 물질적 풍요 때문에 그들의 조상들이 지켰던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잊고 사는 것 같이 말입니다. 창조론을 가르치지 않는 미국 학교, 동성연애를 차별하면 법에 걸리는 미국 사회, 번영 신학이 넘실대는 미국 교회, 다른 나라 대사관을 도청하는 미국의 정치, 이런 것들이 그들 조상의 추수 감사절을 잊은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를 잊을 때 미래는 불행해 집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항상 ‘나는 종 되었던 집, 애굽에서 너희를 건져낸 여호와이다’ 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의 감사가 없을 때, 저는 과거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오늘의 감사를 생각하며 또한 미래를 바라봅니다. 어제는 오늘을 감사하게 하고 오늘은 내일의 감사를 기대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