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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륜기(四輪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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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208회 작성일Date 14-03-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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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륜기(四輪旗)
  2014 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났습니다. 홈 그라운드 덕인가 러시아가 메달 획득에서 1위를 해냈습니다. 한국의 안현수와 미국의 빅 와일드를 러시아로 귀화 시키면서 까지 메달 획득에 주력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개막식 또한 우리 돈으로  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 러시아의 야심작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2연패와 금보다 값진 은메달이라고 칭찬받는 김연아, 쇼트트랙의 심석희, 박승희 등이 이번 올림픽의 화제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제 마음에 남는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개막식에서 열리지 않은 올림픽 오륜기에 대한 뉴스였습니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눈 꽃 조명이 동그란 모양의 오륜기로 바뀌어야 하는데, 마지막 우측 상단의 동그라미가 켜지지 않은 것 입니다. 무대 중앙에 자리 잡은 올림픽 상징 오륜기가 사륜기로 그치고 말았고, 이것을 상품화해서 사륜기가 그려진 셔츠들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참가 선수들도 재미있는 해프닝을 보며 또 하나의 올림픽 추억으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 들려오는 뉴스는 저를  마음 아프게 했습니다. 오륜기 조명을 담당한 러시아 직원이 개막식 후 호텔 방에서 죽었다는 보도였습니다. 미국 The Daily Currant 라는 신문사의 보도에 의하면 담당 직원은 온 몸이 칼에 찔린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추측컨대 자해(自害)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실수하여 국가의 위신을 손상시킨 이 담당자가 스스로의 죄책감에 못 이겨 그런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책임과 의무는 직업인으로써 아주 중요한 항목입니다. 그러나 그 의무감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죄책감이 된다면 과연 그 의무감은 누구를 위한 책임감인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올림픽 개막식의 사륜기를 보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저런 실수를 하는 자는 죽여야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올림픽 개막식보다 한사람의 생명이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자주 그런 식으로 말을 하곤 합니다. ‘너 같은 놈은 죽는 게 낫다’ 거나  ‘저런 자식은 없어져야 한다’ 는 식으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말로 죽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 질책이 본인에게는 죄책감이 될 수 있고, 그 죄책감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 갈 수 있습니다. 그 뉴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그 소식은 책임감과 죄책감의 차이를 구별하여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에게 죄책감을 주지 않으십니다. 대신 책임감을 주십니다. ‘나도 너를 정죄 하지 아니 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요 8:11). 잘못한 실수 보다 더 큰 실수는 죄책감에 사로 잡히는 실수입니다. 예수님은 죄책감에서 우리를 놓아 주십니다. 러시아 그 직원이 성경을 읽었다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남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