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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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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59회 작성일Date 14-06-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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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화(聖畵) 최후의 만찬은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 아니라 성당의 벽에 그린 벽화였읍니다. 그림이 그려진지 오백년이 넘다보니 건물의 벽은 낡아지고 이에 따라 그림도 서서히 지워져 가고 있습니다. 후대의 사람들은 원작을 보존하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의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흐려진 부분을 보완해 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얼굴 표정과 제자들의 몸짓들을 세심하게 살려 냈습니다. 가까이서 본 예수님의 눈은 약간 감은 듯 한 무표정한 모습이었습니다. 반면에 베드로와 가룟 유다는 그림 속에서 튀어나오듯 움직임이 뚜렷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림을 복구하면서 작가인 다빈치의 생각속의 예수님과 제자들의 심리 상태를 추정하여 표현한 듯 합니다. 십자가를 받아드리기로 하신 예수님의 마음은 조용한 표정의 평안함으로 나타났고. 위기의 이 순간을 피해 보려고하는 베드로와 유다의 모습은 강렬한 몸짓으로 그 속마음의 불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신앙심과 세상살이의 대조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첨단 과학으로도 복구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발입니다. 식탁으로 반쯤 보이는 예수님의 발은 희미하게 지워진 그대로입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복구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복구는 미완성으로 남아있습니다. 최후의 만찬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예수님의 발의 신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삼백 데나리온의 향유가 주어졌던 예수님의 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너희도 이같이 하라' 하시며 본을 보이시던 발, 드디어는 십자가에 못 박히던 발, 그 발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낸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발을 복구할 수 있는 사람은 미술가나 컴퓨터 과학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발과 같이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예수님의 발은 벽화에 묶여있지 않습니다. 그 발은 벽화에서 나와 성도를 통해 온 세상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림 속의 발이 복구되지 않아도 예수님의 발이 된 성도들이 있어서 다빈치의 만찬은 모든 사람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최후의 만찬을 볼 때마다 예수님의 희미한 발을 내 발에서 찾아내길 바랍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