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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提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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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20회 작성일Date 14-06-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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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提案)
  자매 교구장들과 중국 D시를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를 안내해 주는 선교사는 자기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교회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로 하고 호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 궁리했습니다. 그리고 목사는 사장으로, 교구장들은 부장 또는 과장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도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대화중에 자칫 목사님, 자매님 하는 실수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호칭의 변화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러면서 자매 교구장들이 서로를 ‘언니’ 또는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교회에서 항상 권사님, 자매님 부르던 호칭들이 밖에서는 언니 동생으로 불러지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호칭을 그렇게 부르다 보니 실제로 서로의 관계도 언니 동생의 사이같이 친숙해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옷가게를 하시는 어느 자매님이 교회 성도들이 함께 가게에 들어와서 집사님, 권사님 하면서 서로 옷을 골라주고 입혀 주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정작 나갈 때에는 옷 한 벌도 사지 않고 다른 가게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서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는 표나 내지 말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장 노점상에서 물건 값을 깎는 사람이 성도라는 것을 알게 될 때, 백화점에서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고객이 교회 직분자라는 것을 알게 될 때,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차가 교회 이름을 붙이고 있을 때, 차를 인도 위에 주차해 놓고 예배당에 들어가는 교인을 볼 때, 신호등을 무시하고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이 성경책을 끼고 있을 때, 기차 안에서 핸드폰으로 크게 통화하면서 할렐루야를 외칠 때, 우리는 맛을 잃은 소금이 되고 말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마 5:13). 그러나 그 소금이 맛을 내려면 세상에 녹아 들어가야 합니다. 혹시 교회에서의 호칭이 세상에 녹아 들어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 C국에서와 같이 언니 동생으로, 형님, 동생으로, 또는 누구엄마, 누구 할머니로 부르는 것이 더 지혜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사라는 호칭을 시장이나 음식점에서는 쓰지 않는 것 같이, 목사라는 호칭도 일상생활 속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세상 속에 녹아 들어가기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교회의 직분은 교회에서 사용되는 것이지, 커피숍이나 식당에서는 쓸 필요가 없는 호칭입니다. 
  우리를 안내하던 선교사를 위해 바꾼 호칭이 오히려 세상에 녹아 들어가 좋은 호칭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계기로 우리도 교회 밖에서는 호칭을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지요?
‘김 형, 괜찮지 않습니까?’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