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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분과 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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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225회 작성일Date 14-05-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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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분과  직함
  제가 없는 동안 아내가 사택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다짜고짜로 거기 어디냐고 하면서 ‘왜 전화를 자꾸 하느냐고?’ 화를 내는 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 왔습니다. 아내는 전화를 걸지 않았다고 하자 그러면 왜 전화번호가 자기 전화에 뜨냐고 하면서 계속 전화를 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무례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불쾌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또 전화가 왔습니다. 말하는 언행이나 내용이 아내에게 함부로 막말을 했던 그 아주머니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화를 내면서 ‘누가 전화를 했다고 그러느냐” 고 고함을 쳤습니다. 전화를 끊고 설교를 작성하려고 성경을 폈는데, 눈으로만 읽고 있을 뿐, 마음은 계속 그 아주머니 음성만 들리는 듯했습니다. 아하, 성령님께서 좋아하지 않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이번에는 차분히 음성을 낮추어서 통화를 했습니다. 상대방은 아마도 그 아주머니의 남편인 듯 ‘왜 전화를 자꾸 하느냐?’고 항의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거기 어디입니까? 하길래, 교회라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더니 상대방 아저씨는 ‘교회요?’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 하신 아주머니는 내가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고, 아저씨는 내가 교회 목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서로 통화 내용을 맞추어 보면 ‘교회 목사가 화를 내며 고함을 치더라’ 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사회에서 교회를 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데, 혹시 나 때문에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교회의 목사라는 것을 먼저 알렸다면 고함치는 것을 삼가지는 않았을까? 혼자 돌이켜  보았습니다.
  지난주에 교회의 새로운 직분자들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장로, 안수집사, 권사는 직분이 아니라 직함(職銜)입니다. 성도를 섬기고 가르치고 돌보는 일이 직분이므로 임직자들은 직함을 받기 전에 이미 직분을 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직함을 받아서 이제는 공인(公認)이 된 것입니다. 교회의 직함은 성도들이 선출해서 부여해 줍니다. 따라서 직함을 받은 사람은 성도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항상 잊어서는 않됩니다. 이것은 마음의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각자의 말과 행동을 제어해 주는 좋은 역할을 합니다. 마치 제가 교회 목사라는  직함을 전화 통화에서 먼저 밝혔다면 그렇게 고함치지는 않았을 것같이 말입니다. 제자들에게도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인’ 이라고 이름을 주신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이 ‘그리스도인’ 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행 11:26). 그래서 제자들은 그 이름과 같이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모습들을 드러냈습니다. 직함은 우리의 직분을 더욱 분명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나의 직함을 먼저 밝히는 것이 직분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앞으로 전화를 받을 때 ‘교회 입니다’ 라고 나의 직함을 먼저 밝혀야 하겠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